한라重 경영정상화 추진-自救대책 조선소부지 매각.유상증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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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누적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라중공업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천에 있는 4만3천평 규모의 조선소 부지와 충북 음성공장 부지 매각을 골자로 하는 자구(自救)계획서를 거래은행에 제출했다. 이 계획에는 정인영(鄭仁永)한라그룹 회장이 갖고 있는한라시멘트와 만도기계 주식 2백90만주 가운데 2백12만주를 처분하며 유상증자를 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한라중공업은 지난 5월말 대출이 가장 많은 제일은행에 이같은 내용의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제출했다.
계획서에 따르면 우선 인천의 조선소를 전남영암군삼호면에 짓고있는 영암조선소(부지 29만평,올해말 완공 예정)로 옮기면서 이 땅(매각 예상가 1천3백억원)을 팔기로 했다.
또 한라가 발전 플랜트와 항공산업 단지를 만들기 위해 충북 음성에 갖고 있는 공장 부지 26만5천평중 10만평(예상가 3백억원)을 매각,이 돈으로 영암 조선소 공사비를 지불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키로 했다.
한라측은 또 이 계획서에서『정인영회장의 장남인 정몽국(鄭夢國)씨가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정몽원(鄭夢元)부회장으로 일원화된 뒤 가장 먼저 한라중공업의 경영 정상화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한라는 엔高 상황에서 조선 경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이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적자 규모가 지난해 9백26억원에서 올해 70억원으로 줄어드는데 이어 96년부터 흑자로 전환될 수있을 것으로 전망했다.또 98년까지는 누적적자를 완전히 해소할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라중공업은 77년 인천조선(옛 이름)으로 조선업에 뛰어들었으나 그 이후 계속되는 조선경기 불황으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왔다.최근에는 조선 경기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93년부터 시작된 영암조선소 건립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자금 난을 겪어왔다. 한라는 지난해말 누적 적자가 3천3백36억원으로 이미 자본금 전액(3백9억원)을 잠식한 상태며 제일은행(2천4백여억원)을 비롯한 1,2금융권으로부터의 여신이 1조1천7백29억원(94년말 현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은행들은 최근 조선 경기가 좋기 때문에 한라의 이같은 자구 노력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회사 경영이 조기에 정상화될 수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李貞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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