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본비디오>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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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30면

나의 가장 큰 취미중 하나는 영화감상이다.영화에 몰입해 다른시간,다른 장소,다른 세계 속에 있다 보면 힘들었던 일들도 모두 잊어버리고 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최근에 빌려본 비디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폭로(Disclosure)』다.마이클 크라이튼의 탄탄한 원작을 잘 살렸으며,『사랑과 영혼(Ghost)』에서 청순가련형으로 나왔던데미 무어가 옛 애인을 실직시키기 위해 성희롱도 서슴지 않는 직장상사로 변신한 것이 인상깊다.
가장 필자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장면이다.컴퓨터와 연결된 안경과 장갑을 끼고 가상현실 세계 속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아 나가는 장면은 미래에 실용화 될 최첨단기술을 직접 실감할 수 있게 해준다 .가상현실 속에서 말을 하거나 물건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고,화상회의 자료를 아주 쉽게 찾는 등의 푸짐한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또한 인터네트를 사용한 편지교환도 영화에 묘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그러나 모든 컴퓨터가 윈도우와 유사한 그림사용자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키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데도,명령을 일일이 입력하는 장면들이 가끔 나온다.아마도 컴퓨터를 잘 모르는 관객들을위한 배려이리라.
미래의 컴퓨터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있을 것이다.
단 연소자 관람불가이므로 컴퓨터를 좋아하는 중고등학생들이 볼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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