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10명 중 1명 ‘외국인 아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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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구에 사는 회사원 서병진(39·가명)씨는 중국인 아내와 사이에 남매를 두고 있다. 서씨와 같은 회사에서 일하던 중국인 동료가 2004년 지금의 아내를 소개해 줬다. 중국에서 교사로 일하던 아내는 서씨의 사진을 보고 호감을 가졌다고 한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랑을 키우던 이들은 그해 결혼에 골인했다.

요즘 국제 결혼은 배우자를 찾지 못한 농촌 총각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결혼중개업소를 거치지 않고 연애를 통한 만남도 늘고 있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결혼·출산행태와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1995년 1만365건으로 전체의 2.6%에 불과하던 외국 여성과의 결혼이 2006년 3만208건(9.1%)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결혼한 남자 10명 중 한 명은 외국인을 아내로 맞은 셈이다. 이들 중 농사를 짓는 사람은 12.4%뿐이었다.

◇도시 거주자와 40대 재혼 증가=지역별 국제결혼 비중은 농촌인 읍 지역(10%)과 면 지역(17%)이 비교적 높았지만 도시 지역도 7.7%나 됐다. 인천시의 국제결혼 비율은 9.1%로 전국 평균과 같았다.

외국인과 재혼하는 한국인 남편들은 이혼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90%나 됐다. 한국인 남편의 나이도 많아졌다. 1995년에는 30대가 48.9%로 절반이었지만 2006년에는 39.2%로 줄고, 40대 이상의 비율이 54.4%를 차지했다.

이삼식 보사연 연구위원은 “최근 들어서는 도시와 농촌 구분 없이 국제결혼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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