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감독 새 별명은‘작두 성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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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김성근(사진) SK 감독의 별명은 ‘야구의 신’이다. 데이터를 신봉하고 수읽기에 능해서 붙여진 애칭이다.

그런 김성근 감독이 올 시즌 네티즌에게서 새 별명을 받았다. ‘작두 성근’이다. ‘백발백중 적중하는 대타작전을 보면 신기(神氣)가 느껴진다’는 뜻에서다. 포털사이트 프로야구 문자중계 코너의 게시판에는 SK가 대타작전으로 성공을 거둘 때마다 ‘작두성근’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올 시즌 SK의 대타 성공스토리를 보면 이 별명이 조금도 이상한 게 아니다.

SK는 지난달 29일 개막전에서 LG와 연장 11회까지 갔다가 대타로 들어간 정상호가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이겼다. 8일 광주 KIA전에서도 연장전 대타작전이 적중했다. 연장 10회 대타로 나선 신인 모창민이 결승 홈런을 날렸다. 11일부터 열린 우리와의 3연전에서는 더 빛났다.

11일에는 1-4로 뒤지던 9회 대타 이진영이 동점 3점 홈런을 쳤고, 연장 13회에 대타 정상호가 결승 투런포를 터뜨려 이겼다. 13일에는 1-2로 뒤지던 9회 대타 김재현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3-2 역전승을 거뒀다. 비결은 ‘철저한 분석’과 ‘믿음’이었다.

김 감독은 11일 우리전 9회에 이진영을 낸 이유에 대해 “1루에 발이 빠른 박재상이 있어 상대 배터리가 신경 쓸 거라 생각했다. 그러면 직구 비율이 높아질 것 같아 직구에 강한 이진영을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와 분석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가능성은 있지만 실력은 보여주지 못했던 7년차 정상호, 신인 모창민이 중요한 순간에 나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모창민은 결승 홈런을 친 후 “감독님이 믿어주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감독의 분석과 믿음이 선수들을 춤추게 했고, 선수들은 결승타로 김 감독을 ‘작두 타게’ 만들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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