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자랑스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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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탑승한 소유스 우주선이 성공리에 발사돼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36번째 우주인 배출 국가가 됐다. 우주선 발사 장면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끌어올린 이소연씨가 자랑스러웠다.

많은 매체와 인터넷이 이 역사적인 사건을 전하면서 ‘감격스런 우주선 발사 장면’ ‘자랑스런 첫 우주인’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감격스런’ ‘자랑스런’은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감격스럽다’ ‘자랑스럽다’ ‘사랑스럽다’와 같이 접미사 ‘-스럽다’가 붙어 형용사가 된 말이나 ‘부끄럽다’ ‘시끄럽다’ ‘싱그럽다’ 등은 ‘ㅂ’불규칙 용언으로, 관형사형 어미 ‘-(으)ㄴ/는’ 앞에서 ‘ㅂ’이 ‘ㅗ/ㅜ’로 바뀌어 ‘감격스러운’ ‘자랑스러운’ ‘부끄러운’ 등으로 활용한다.

‘-러운’을 ‘-런’과 같이 줄여 쓰는 것을 허용하면 ‘부럽다’ ‘더럽다’ ‘서럽다’ ‘너그럽다’ 등도 ‘부런 직업’ ‘더런 옷’ ‘서런 감정’ ‘너그런 사람’ 등으로 쓰게 돼 의미 전달이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맞춤법에서 ‘-러운’을 ‘-런’으로 줄여 적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자랑스런 태극기’란 표현으로 문제가 됐던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 지난해 7월 이 부분이 ‘자랑스러운 태극기’로 바뀌었다.

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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