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 3人에게 물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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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패션도시에는 상당한 규모의 백화점 남성 전용관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서울조차 백화점 전관에 걸쳐 단 1개 층만을 차지할 정도로 구색 갖추기에 그치고 있다. 세계적 패션도시를 꿈꾸기엔 턱없이 초라하다. 요즘 들어 백화점 정도의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2~3층 규모의 남성을 위한 편집매장이 생겨나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다. 만약 서울에 남성만을 위한 백화점이 생긴다면? 스타일U가 TV·인쇄매체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남성 스타일리스트 3인에게 물었다.

리폼하우스 갖춰 나만의 세계 연출

“기존 백화점은 브랜드가 다양하지 못해 선택의 폭이 좁다. 게다가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더라도 사이즈가 없는 경우가 흔하다.”
① 스타일리시하면서도 고급스럽고, 남성의 섹시함을 완벽히 이해하는 ‘톰 포드’ 매장이 1층부터 반겨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②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세련된 일본 패션브랜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이며 기발하고 재미있는 브랜드가 많다.
③ 나만의 디자인 세계를 연출할 수 있는 리폼 하우스가 있었으면 좋겠다. 두 개의 옷을 붙이거나 기존 의상과 패치워크를 통해 믹스매치하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펼쳐보고 싶다. 의상에 맞게 헤어스타일까지 바꿀 수 있는 미용실도 필요하다. 신발을 손질하는 공간이 있어도 좋겠다. 스웨이드의 결을 부드럽게 한다거나 에나멜 슈즈의 스크래치를 제거하는 등 수선이나 세탁의 개념이 아닌 진정한 관리가 가능한 곳 말이다.
정윤기 (홍보대행사 ‘인트렌드’ 대표)

브랜드별 시즌 핵심 아이템 1층 전시

“백화점 국내 브랜드들의 가격이 너무 비싸고 내부 인테리어도 혼란스럽다. 매장 직원의 지나친 관심과 거북한 권유가 없는 ‘자유로운’ 쇼핑 공간을 꿈꾼다.”
① 각 브랜드의 시즌 키 아이템을 모아 1층에 전시하면 트렌드에 민감하지 못한 남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② 펜디 남성복. 어렸을 때부터 즐겨 입었는데 테일러링이 훌륭하고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높다.
③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라운지 형태의 카페. 커피와 컴퓨터, 흡연까지 가능한 공간에서 쇼핑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싶다. 사우나·극장·뷰티케어숍도 빠질 수 없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 이외에 속옷·양말·뷰티 아이템도 친절하고 세심하게 갖출 필요가 있다. 향수 하나를 예로 들더라도, 기존 백화점에서는 구체적 설명을 들어본 적이 없어 아쉬웠다.
채한석(스타일 가이드북 ‘이 남자를 사랑하고 싶다’ 저자 레이커뮤니케이션 대표)

개성 넘치는 속옷 브랜드 입점해야

“백화점 남성관이 단지 패션 브랜드의 의류와 약간의 소품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다채로운 문화적 볼거리를 제공했으면 한다.”
① 시계 같은 남자의 필수 액세서리와 CD를 비롯한 문화소품 섹션 및 남성 뷰티용품 코너. 특히 초·향수 등의 향기소품만 따로 갖춘 구역이 있다면 금상첨화.
② 일본의 남성 속옷 브랜드들. 속옷 하나에도 개성 있는 디자인이 녹아있어 입었을 때 기분 좋다.
③ 책과 잡지류가 잘 갖춰져 문화적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서점. 여가활동을 위해 필요한 카메라나 얼리어댑터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디지털기기 구역. 최첨단 기능에 잘 빠진 디자인은 필수다.
김성일 (스타일리스트)

 Tip_가볼 만한 해외 백화점 남성관 
 “뉴욕의 바니스 포멘(Barneys for men). 바니스 백화점은 도시마다 분위기가 다르다는 매력이 있고 아이템도 캐주얼부터 명품디자이너 제품까지 매우 다양해 가게 되면 꼭 한 개 이상씩 구입하게 만드는 곳이다. 심플하고 모던한 내부 인테리어 또한 큰 매력이다.” -채한석
 “버그도프 굿맨의 남성관. 바니스 남성관과 달리 클래식한 스타일부터 트렌디한 스타일까지 다양한 상품이 구비돼 있고, 무엇보다도 롤렉스나 오메가·에르메스 시계의 빈티지 매장을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김성일
 “일본 이세탄 백화점 남성관. 자유로운 분위기와 10대~40대의 연령층이 함께 쇼핑할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 구성이 좋다.” -정윤기

프리미엄 심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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