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죽은 民自중진들 김윤환대표說에 거취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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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자당이 곧 새모습을 갖추게 된다.아마도 김윤환(金潤煥)총장이 민자당 간판인 대표자리를 맡게 될 것 같다.그의 대표 임명설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리는 거의 없다.
그의 대표 기용은 여러가지 변화를 수반할 것이다.그중에서도 다른 중진들과의 관계다.일단은 金총장이 우뚝 서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민자당에는 통칭 3중진이 있다.金총장과 이한동(李漢東)국회부의장,그리고 민주계의 최형우(崔炯佑)의원이 그들이다.이춘구(李春九)대표는 거기에 끼지는 못했다.3중진이 남다른 정치적 야망을 갖고있기 때문이다.李대표는 그들같은 야망은 없 다.
3중진의 입장에선 지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어차피 새체제는 총선체제이기 때문이다.총선이후를 겨냥하려면 지금 고지를 선점해야 한다.내각제든 대권이든 그렇다.
그런 관점에서 3중진은 지금 목이 탄다.그렇다고 본인들이 내색하는 것은 아니다.
저항을 할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민자당으로서는 대구-경북을 붙잡아두는게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金총장은 얼마전 대통령과 독대했다.그 자리에서 金총장은 자신의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우선은 자신이 대권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못박았다고 한다.자신은 엄격한 관리자역을 맡겠다고 했다는 것이다.킹메이커 역 할을 하겠다는 뉘앙스다.대통령도 수긍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니 대권에 뜻을 둔 다른 중진들은 더 속이 탄다.향후 거취문제의 상당부분을 金총장이 틀어쥐고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李부의장은 요즘 두문불출하고 있다.움직임이 없다.그 주변사람들은 李부의장이 총리 자리를 맡았으면 한다.李부의장의 의사가 반영된 듯하다.그도 그럴 것이 金총장과 나란히 당정(黨政)을 분담할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총리는 이번 개편에 서 유임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때문에 통일부총리 얘기도 나오고 있다.그러나 그것도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崔의원은 李부의장보다 더 답답하다.이번 개편에서 맡을 자리가없다.더더욱 그는 불만을 표출하지도 못한다.민주계로서 대통령의측근이기 때문이다.실은 그도 얼마전까지 슬슬 움직일 채비를 하고 있었다.그러나 「서석재(徐錫宰)파문」에 도 매금으로 넘어갔다. 그밖의 다른 중진급 의원들 신세는 비슷하다.김덕룡(金德龍)前총장은 요즘 지역구 관리에 여념이 없다.지역구 분위기 때문에 고개를 다른데 돌릴 형편이 아니라는 것이다.민주계 중진급의원들은 쥐죽은듯 조용하다.
그런 가운데 李대표는 당분간 백의종군의 자세를 견지할 것같다.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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