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사장 "쾌적한 곳서 즐겁게 일하고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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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지의 인터넷기업 다음(Daum)이 본사를 제주도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음의 이재웅 사장을 17일 만나 잘 나가는 벤처기업이 '정보기술(IT)의 요람'인 서울 테헤란로를 떠나 제주도로 가는 까닭을 들어봤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나.

"직원들이 출퇴근하는 데 두시간이 넘고, 좁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을 보고 서울에 산다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음이 좀더 발전하자면 즐겁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왜 제주도인가.

"미국 유수의 기업 중 본사가 뉴욕에 있는 곳이 몇 곳이나 있나. 1999년 독일 베텔스만의 본사를 가보고 감명을 받았다. 인구 2만명의 소도시(퀴터슬로)에 있으면서 세계적인 미디어그룹이 된 모습이 매우 신선했다. 우리도 테헤란로에 머물러 있다면 여기서만 뭔가 하려는 경향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춘천이나 전주도 검토했지만, 회사를 글로벌한 기업처럼 만들기 위해서는 국제자유도시인 제주도가 적합하다고 봤다. 제주도의 깨끗한 환경도 고려됐다. 우리의 모델은 싱가포르에 있는 기업처럼 밖을 내다보는 글로벌한 기업이다."

-향후 절차는.

"3단계에 걸쳐 본사 이전에 관한 타당성 테스트를 할 것이다. 결과가 좋으면 2006~2007년께 본사 이전을 최종 결정한다. 현재로선 옮길 가능성이 55%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좀더 높게 본다."

-직원들 반응은.

"생각보다 좋다. 물론 개인적인 어려움 때문에 이탈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이 가장 걱정되는데, 잘 될 것으로 본다. 제주도 측에서 제공하겠다는 법인세 감면 등 인센티브는 대부분 직원들의 복지에 쓸 계획이다. 또 서울사무소를 유지하면서 전 직원의 20%가량은 서울에 남게 된다."

-본사가 옮기면 사장도 가나.

"당연하다. 아내(아나운서 황현정)와도 상의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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