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사업다각화 실패…대대적 구조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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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가족 소유의 덴마크 장난감 회사인 레고가 수익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양한 색깔의 플라스틱 조립 블록으로 잘 알려진 레고는 과도한 사업 다각화와 세계 장난감 시장의 침체로 지난해 14억 덴마크 크로네(약 2억3000만달러)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레고는 최근 몇년간 컴퓨터 게임.유아용품.캠핑용품에서부터 심지어 신발까지 신규 사업을 확장했으나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레고가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인력 감축과 비핵심 사업부문 매각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레고는 컴퓨터 게임 등 비핵심 사업은 중단하거나 협력사에 넘기는 대신 전통적인 주력 제품인 블록 장난감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해리포터와 스타워스 등 블록버스터 영화.소설 등을 제품화한 라이선스 장난감에도 더 신경쓰기로 했다.

세계적인 장난감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레고의 블록 완구 매출은 지난해 두 배로 뛰었다.

레고의 소유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은 "이번 구조조정은 회사의 생존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2006년까지 최대 500명의 직원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구조조정이 실패할 경우 레고가 다른 기업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세간의 전망을 일축했다. 앞으로 매출을 3~5% 늘려 올해는 적자 탈출이 가능하다고 레고는 기대하고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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