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치료 신약 개발에 몰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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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낸시 입(48) 홍콩과학기술대 생명공학연구소장은 아시아.태평양 대륙의 수상자다. 입 교수는 "중국인으로는 최초로 생명과학 부문 여성과학자상을 수상하게 돼 감회가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재료공학 부문 수상자를 처음 배출했다. 그의 전문 분야는 뇌 연구다. 신경체계의 성장과 분화, 그리고 신경물질을 전달하는 시냅스의 형성 과정을 그동안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그는 또 줄기세포가 뇌세포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작용하는 특정 단백질도 밝혀냈다.

입 교수는 "연구할 때 남녀 차별이 거의 없는 홍콩에 있게 된 게 행운"이라고 말한다. 남녀 차별 대신 가정과 연구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포스닥을 마친 1986년 할 수 없이 학교를 그만두고 연구활동을 잠시 접어야 했다고 한다.

"미 하버드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때 세 곳의 실험실에 교대로 근무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입 교수는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다가 신경학 쪽이 제일 흥미로워 이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입 교수는 산업계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뉴욕의 라이프코드사와 리제네론사에서 7년을 근무했다. 뇌질환을 치료하는 신약 후보 물질을 계속 찾고 있는 입 교수는 요즘 중의학 원료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과거 문헌은 물론 그동안의 임상에서 기억력 감퇴 등의 뇌질환에 사용된 다양한 원료들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그동안 해왔던 뇌 연구와 더불어 중의학 의약원료 탐구도 해보려 합니다."

입 교수는 개인적으로 이모가 알츠하이머병으로 고생하다 사망한 아픈 기억도 있다.

"어머니가 묻곤 합니다. 알츠하이머를 인류가 정복하려면 얼마나 걸리겠느냐고…그럴 때면 1~2년 안엔 힘들겠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꼭 정복하게 될 거라고 말하지요."

최근 황우석 박사팀의 줄기세포 연구와 관해 의견을 묻자 "모든 과학은 접근 방법이 다르다"며 "내가 언급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대답을 피했다. 호기심과 열정이 자신의 최고 무기라고 생각한다는 입 교수는 "더욱 많은 우수한 아시아 여성이 과학의 길을 걸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 1학년인 아들과 고3인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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