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S 韓人들한민족체전 참석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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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오는 8월11~17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민족체전에 참가할 독립국가연합(CIS) 고려인 최종명단이 워낙 촉박하게 결정돼 참석대상자들이 준비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일부 신생국가의 참가자들은 서류작업에 필요한 시간마저 모자라는 형편일 뿐아니라 항공권 구입에도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가난한 국가출신에 대한 재정적 배려가 철저하지 못해 이들이 서울에 도착하게 될지도 매우 불투명한 실정이 다.
CIS의 체전참가자는 3백명으로 93년에 비해 2배 규모.
그런데 문제는 한국의 한민족체전본부가 CIS의 느리고 복잡한행정체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2주전쯤에 최종참석자를 결정,현지의 행정체계를 고려할 때 사실상 참가가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CIS고려인협회 김영웅(金英雄)회장에 따르면 체전의 계획은 11일까지 알마아타와 하바로프스크에 참가자들이 집결해 전세기로당일 서울에 도착한다는 것.
그런데 최근 7~8월이 러시아에서는 항공기의 성수기여서 이 시기에 항공권을 구입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참가자 65명의 경우 모스크바.상트 페테르부르크.에카테린부르그및 스타브로폴을 비롯한 북카프카스지역에 분포돼 있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 하바로프스크로 가는 항공기표는 거의 모두예매된 상태여서 표를 못구할 가능성도 높아 그렇게 되면 이들의상당수는 참가가 불가능하게 된다.
또 11명의 참가자를 보내는 타지키스탄의 경우 해외여행을 하기위해서는 외국여행허가취득.여권발급및 한국비자발급의 순서를 밟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한달상당의 시간이 필요함에도이들이 초청장을 받은 것은 7월14일이어서 문제 가 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들의 비자는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한국대사관에서 받아야 하는데 현지에서 타슈켄트로 이동하기에는 비행기도 없을 뿐아니라 외국여행허가를 받아야해 사정이 복잡하기 그지 없다.
또 타지키스탄을 비롯,투르크메니스탄의 참가자들은 항공편때문에모스크바에서 1차로 집결한뒤 하바로프스크로 가야하는데 예를 들어 두샨베에 거주하는 고려인의 경우 두샨베~모스크바 왕복 4백달러,모스크바~하바로프스크 왕복 6백달러및 체제 비를 포함해 1천2백~1천3백달러 가량이 필요하나 비록 체전본부측이 실비정산을 해준다해도 월소득 1백달러 미만이 태반인 이들이 필요한 금액을 앞당겨 쓰기에는 형편이 안된다는 문제도 있다.
金회장은 『93년 체전의 경우 참가단의 규모가 1백50명정도였고 당시에는 항공기도 현재보다 편수가 더 많아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모스크바=安成奎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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