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책으로 소년가장의 꿈을 키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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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어릴 적 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책으로 미래의 꿈을 키워주고 싶어요."

4년째 소년.소녀가장에게 책 보내기 운동을 펴고 있는 대구 달서구청 남창호(50.7급.사진)씨는 "소년.소녀가장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싶어 이 일을 한다"고 말했다.

南씨는 누구보다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초등 4학년 때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형제(2남1녀)는 뿔뿔이 흩어졌고 자신도 고아원에 맡겨졌다.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목공기술을 배워 밤 늦도록 일하며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다.

그런 그에게 책은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해 준 '친구'가 됐다.

21살 때 이산가족 찾기를 통해 극적으로 가족들을 만난 그는 목공예 공장에서 일하며 검정고시를 거쳐 방송대학까지 졸업했다.

그는 1985년 공무원이 된 후 소년가장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어린시절이 떠올라 이들을 도와야 겠다고 마음먹곤 했다.

2001년 2월 처음으로 구청에서 명단을 뽑아 5명에게 책과 함께 용기를 잃지 말라는 엽서를 보냈다.

3개월마다 잊지 않고 소년가장들에게 책을 보내는 그의 얘기가 주위에 알려지면서 공무원.시민들이 하나 둘 동참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익명으로 10만원을 보내준 공무원, 3개월마다 책 1권씩을 보내주는 시민 3명이 생겼다.

동참자가 75명으로 불어나면서 지난 6월 '사랑의 꿈 나누기'모임도 만들었다. 문의 016-9288-4531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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