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8월大구상 무엇일까-임기후반 國政운영 새틀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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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8월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정부에 전환기적 의미를 가질 것같다.달력으로 보더라도 임기반환점(8월25일)이 들어있다.여권은8월중 임기후반을 지배할 국정운영의 큰 틀을 잡아야 한다.
金대통령의「8월大구상」은 무엇일까.지금까지 민자당쪽에서 나올얘기는 다 나왔다.조기.대폭 당정개편,개혁보완,청와대참모진 수술,화합적 국정운영,대통령 통치스타일의 변화,후계구도 가시화 등.심지어 대통령의 어법을 바꿔야 한다는 제안( 여의도연구소)까지 있었다.金대통령은 어떤 것을 취하고 버릴 것인가.
金대통령의 귀국전 청와대와 당의 핵심인사들이 준비한 수습안은2단계 전략이다.중요한 것은「당정개편」에 들어가기 전에 새로운국정운영의 철학.기조를 국민에게 밝히는 절차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30일『국민은 6.27을 통해 金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이제는 金대통령이 대답할 차례』라고 설명했다.그는『당정개편을 내놓기전에「지금까지 2년반의 공과는 이러했다.앞으로 2년반은 어떻게 하겠다」는 각오를 천 명하는 것이 자연스런 순서』라고 말했다.
청와대소식통은『당에서 2단계해법을 희망하고 있으며 청와대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그런 모양새가 상식적인 것』이라고 동감을 표시했다.
문제는 金대통령이 천명할 내용이다.당의 주문은 강도가 높다.
국민이『바꾸라』고 소리친만큼 金대통령이『바꿀 것은 바꾸겠다』는메아리를 내줘야한다는 것이다.
당의 핵심인사들은 대강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우선 보수.중산층의 지지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변화를 제안한다.구체적으로 보면 舊정권의 의미와 성취를 인정하는 역사인식,문민정부 독자성에 대한 지나친 집착의 개선,개혁에 대한 국민 이화감(異化感)의 해소,집권주도세력(민주계)의 자성,사회화합적 인사,신중한 대북정책,민심에 대한 겸허한 접근 등이 거론된다.
일부 관계자들은 金대통령의 귀국인사에「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표현」이 들어있다고 지적한다.『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는 피땀 흘려 많은 것을 이루어 냈다』『창조적 개혁에 뜻과 힘을 모아 나가자』는 부분이다.
한 고위소식통은『창조적 개혁은 이념적.교정(矯正)적 개혁과 다른 뉘앙스』라고 파악했다.그는『金대통령은 외국에 나가 환대를받는 지도자다.민주화투쟁 덕이기도 하지만 과거정권이 쌓은 경제적 축적때문이기도 하다.이런 인식이 金대통령이 취할 변화에 담길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으론 金대통령이 천명할 변화의 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金대통령의「일관성」으로 볼때 개혁기조가약해진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방향전환은 어렵다는 것이다.때문에「YS구상」을 쳐다보는 여권의 촉각은 더욱 날 카로워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당지도부의 돌파력이 주목받고 있다.특히 민정계의 압력을 받고 있는 金총장이 金대통령에게「변화가 없을 경우에 일어날 수 있는 파괴적 현상」에 대해 어느 정도나 언급할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대구.경북출신등 일부 민정계 의원들은 金총장에게『金대통령의 조치를 지켜본후 진로에 대한 판단을 내리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여권의 관계자들은 당정개편의 내용보다 金대통령이 사전에 천명할「새로운 국정운영 방향」이 여권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주저하지 않고있다.
〈金 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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