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게 IOC위원장 “성화 봉송 중단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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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 로게(사진) 위원장은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중단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게 위원장의 발언은 이달 초 시작된 해외 성화 봉송이 중국 당국의 티베트 시위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각국 시위대의 방해로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잘못된 소문”=로게 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방송에 출연해 남은 성화 봉송이 중단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잘못된 소문이다. 그 문제는 논의하지 않고 있으며 그런 시나리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모레우 IOC 대변인은 “IOC 이사회가 이번 주 베이징에서 성화 봉송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IOC 위원은 그러나 BBC 방송과의 회견에서 “다음 성화 봉송 도시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 파리에서와 같은 상황이 재현된다면 봉송을 중단해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IOC 위원은 해외 봉송 경로를 단축하든지 변경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화는 7일 파리 봉송 도중 시위대의 방해로 수차례 불이 꺼지는 수난을 겪었다.

◇샌프란시스코 초비상=프랑스 파리를 출발한 성화는 8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수백 명의 경찰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봉송위원회 측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간단한 사진 촬영만 한 뒤 성화를 곧바로 시내의 비밀 장소로 옮겼다. 공항 대변인은 “성화를 마치 국빈 방문한 외국 정상처럼 다루었다”고 설명했다. 성화 봉송은 9일 오후 1시(한국시간 10일 오전 5시) 시작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 경찰 당국은 직원들의 휴가를 취소하고 고속도로 순찰팀까지 성화 보호 작전에 투입시켰다. 경찰은 “필요할 경우 봉송 루트를 변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선 8일 오후부터 중국의 반인권 행위를 규탄하고 티베트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1500여 명의 시위대는 이날 낮 12시쯤 티베트 국기와 각종 플래카드를 들고 시내 유엔 플라자 인근 지역에서 시청까지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 봉송 당일에도 수천 명이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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