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리포트] 中 부동산 투자 곳곳에 함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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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국내 부동산 투자 환경이 여의치 않자 중국 시장을 기웃거리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최근들어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 중국 주요 도시의 아파트나 땅에 대한 원정 투자가 많아졌다. 중국 부동산 투자 설명회는 물론 투자 투어도 성행이다.

개인들이 직접 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에서 개발사업을 하는 한국 업체들을 통해 부동산을 구입한다든가 아니면 중개업자들의 투자펀드에 가입해 아파트를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은 임대용 아파트로 월세 수익이 목적이고 집값 상승 기대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2~3년 전 산 아파트값이 70%가량 뛴 곳도 있다고 하니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도 하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투자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겉으로는 큰 돈을 벌 것 같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곳곳에 덫이 놓여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모른 채 덜렁 투자했다간 원금까지 날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생각만큼 임대가 쉽지 않고 아파트가 남아돌아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국도 한국처럼 인기지역이 아니면 집이 잘 안 팔려 애를 먹는다. 중국에서 주택사업을 추진하던 국내 업체 가운데 백기를 들고 철수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임대사업은 인구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수요가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다. 돈 많은 중국인은 이미 주택이 있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임대사업은 별 이득이 없다. 사 놓기만 하면 높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중개업자들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게다가 세를 놓기 위해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인테리어와 전자제품이 갖춰져 있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중국은 우리와 달리 인테리어를 하지 않은 채 분양하는 게 관행이어서 분양가 외에 별도의 추가비용을 감안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중국의 아파트 임대 수익률도 대개 연간 6~8% 선으로 생각보다 높지 않고, 특히 잘못하면 장기간 비어 놓아야 할 방도 많아 지역을 잘 선택해야 한다. 임대 수익금을 국내로 들여오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

토지의 경우는 더욱 까다롭다. 우선 개인은 땅을 취득할 수 없고 법인만 소유가 가능하다. 소유권 권리 관계, 도시계획상의 문제 등도 잘 따져봐야 한다.

투자 알선 중개업자들의 말만 믿을 게 아니라 현지 제도를 철저히 파악한 후 투자를 결정해야 손해보지 않는다. 옥석을 잘 구분하라는 얘기다.

최영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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