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형 주종목 바꿔 내년 올림픽 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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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안타깝게 꿈이 꺾인 선배(李鎭一.대동은행)의 한(恨)을 내가 풀겠다.』 90년대 한국육상남자 1천5백m의 독보적 존재인김순형(金順亨.경북대)이 8백m로 종목을 전환,징계로 출장이 어려운 이진일대신 96애틀랜타올림픽에 나선다.
애틀랜타올림픽의 유력한 결승진출 후보로 촉망받던 이진일이 실수로 감기약을 먹은게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이는 바람에 다음달2일 개최되는 국제육상연맹총회에서 2년간 자격정지의 징계를 받을게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金을 지도중인 이성직(李星稷)코치는 올림픽에서는 金의 주종목인 1천5백m보다 8백m가 결승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아래 육상연맹측에 이같은 의사를 표시했고 연맹측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임으로써 다음달부터 8백m로 종목을 바꿔 집 중훈련을 벌이기로 한 것.
1m84㎝.66㎏의 김순형은 지구력과 스피드가 탁월,남은 1년동안 착실한 훈련을 쌓으면 8백m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李코치는 전망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히로시마아시안게임 1천6백m 릴레이에서 발군의 역주로 한국이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던 김순형은『이제 목표가 뚜렷해진 이상 애틀랜타올림픽을 겨냥,사력을 다해준비할 각오』라고 당찬 출사표를 내놓았다.
94년 8백m 세계랭킹 7위인 이진일과 비교할 때 김순형은 지구력에서는 다소 앞서나 스피드에서는 약간 밀린다는게 코치진의분석.그러나 경북체고시절 8백m 출전경험이 많아 스피드 훈련에치중하면 이진일에 어깨를 견줄만큼의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순형은 당장 다음달부터 트랙에서 박스뛰어넘기등 라스트 스퍼트에 대비한 파워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申東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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