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容淳.姜錫柱 경쟁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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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정일(金正日)의 외교브레인은 부총리겸 외교부장 김영남(金永南).黨대남(對南)비서 김용순(金容淳).외교부 제1부부장 강석주(姜錫柱)등 3인.
북한같은 인치(人治)사회에서는 지도급 인사들의 對정책결정 영향력이 특히 크다.때문에 이들의 관계는 늘 적지 않은 관심대상이다. 북한의 前외교관 고영환(高英煥)씨는 일본에서 발행되는 『현대코리아』 최근호에서 「김영남-강석주」,「김영남-김용순」은관계가 좋지만,「김용순-강석주」사이는 경쟁관계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김정일이 86년 외교부 제1부부장 김충일(金忠一)을黨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 승진시켜 당으로 빼간 뒤 그 후임에강석주를 지명한 것이 김영남』이라고 전한다.
강석주는 김영남을 은인.보호자로 金은 姜을 자신이 키운 인재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高씨는 김영남에 대해 『김정일의 지시를 완수하지 못하면 자책감 때문에 식사조차 거르는 인물』로 평했다.
김용순 역시 학력.경력이 김영남과 비슷한 외교통이다.그러나 高씨에 따르면 『스타일과 성격은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한다.김용순은 치밀하지 않고 정책적인 것과 관련한 두뇌회전이 빠르지도않다는 것.때문에 외교부에서는 「석두」라는 별명 으로 통한다는얘기다. 高씨는 『그럼에도 김정일과 그 밑의 사람들이 김용순을좋아하는 것은 그가 놀고,보고,먹고,즐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영남-김용순」관계에 대해서는 「상하관계.선후배관계」로 표현했다.김용순도 김영남밑에서 크고 그의 주선으로 승진해 왔다는 것이다.김용순은 국제비서때나 지금이나 김영남을 상관으로존중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김용순-강석주」는 라이벌관계라고 高씨는 증언한다.같은 시기에 비슷한 속도로 승진해 경쟁의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김용순이 국제비서에서 대남비서로 직무를 옮긴 것은 북한외교가제3세계 및 비동맹 중심에서 주변4강과의 관계중심으로 바뀐 시기와 맞물려있다.통일을 주변4강과의 관계 속에서 풀어가야 하기때문에 국제감각을 지닌 인물이 요구됐기 때문이 라는 것이다.
高씨는 『김용순이 대남비서인데도 일본의 사회당.자민당등 일본정당대표단을 만나 활동하는 것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朝總聯)에관계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조총련을 지도하는 기관이 외교부나당국제부,대외문화연락위원회가 아니라 대남부서( 통일전선부.사회문화부.조사부등)라는 것이다.
高씨는 김영남.김용순.강석주 3인이 모두 김정일과 직접 연결된 전화.팩시밀리를 두고 있는 것을 봐도 신임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단언한다.김정일이 정책문제에 관해선 문건으로 보고받지만긴급하거나 염려스런 일들은 이들 3인에게 직접 전화를 건다는 것이다. 이들 3인 가운데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위원장으로 대남.대일(對日).대미(對美)관계를 총괄하는 김용순의 역할이 최근더욱 커지고 있다.
〈兪英九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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