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방사능 누출 경위-낡은 처리시설서 새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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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방사능 누출이 처음 인지된 것은 지난달 16일,고리 원전의 과기처 주재관(駐在官)이 휴대용 방사능계측기를 소지하고 일상적인 순찰을 실시하는 과정에서였다.
당시 주재관이 고리 제2발전소와 인근 배수로에 이르자 휴대용방사능계측기가 요란하게 울어댔다.자연방사능치를 넘는 인공핵종의방사능으로 이 지역이 오염됐다는 신호였다.
깜짝놀란 주재관은 정밀계측기를 이용,이 일대에 대한 오염실태조사에 착수했다.그 결과 폐기물 저장고 부근의 경우 자연방사능보다 최고 1백50배가량 높은 시간당 5밀리렘의 방사능이 검출되는등 제2발전소 인근 배수로를 비롯,이 일대 19개 지점에서시간당 0.3~5밀리렘의 방사능 오염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어떤 경로로 방사능이 누출됐는지는 알수 없는 상태였다.
이에따라 조사반은 고리원전 전지역에 대한 오염조사에 착수,방사능 오염지역이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에서 폐기물 임시저장고에이르는 운반루트를 따라 집중적으로 분포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폐기물 처리시설을 일차적인 방사능 누출원(源)으 로 지목했다.
조사결과 방사능에 오염된 작업복.장갑.걸레 등을 드럼화시키는핵폐기물처리 시설이 노후화돼 밀봉이 제대로 되지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따라 방사선 입자가 드럼통 밖으로 묻어나오고,이 입자가 역시 낡은 방사성폐기물 운반용 트럭의 적재함등에 붙어 있다가 길바닥.공기중으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장마비 등에 쓸려 방사선 입자가 배수로에 집중됨으로써 특히 이 부근의 오염이 가장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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