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은 최강, 드라마는 초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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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 18면

★★
감독 청샤오둥(程小東)
주연 천후이린(陳慧琳),리밍(黎明),전쯔단(甄子丹)
러닝타임 95분
개봉 예정 4월 9일

연의 왕후

춘추전국시대 연 나라. 암살당한 부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연비아(천후이린)의 미래는 가시밭길이다. 또한 왕을 암살한 조카 우바는 자객을 보내 연비아를 죽이고 왕위를 차지하려 한다. 대장군 설호(전쯔단)의 도움으로 왕위를 유지하던 연비아는 자객에게 습격을 당하지만 한때 최강의 무사였던 난천(리밍)이 그녀를 구한다.

난세를 살아가는 방법은 대체 무엇일까. 오로지 강자만이 살아남는 시대에 필요한 것은 과연 무력뿐일까? 무사 집단 ‘삭월무사’는 너무 강했기 때문에 모든 나라에 위협이 되었고, 결국 모든 나라가 연합하여 괴멸시켰다.

유일한 생존자인 난천은 복수 대신 세상을 등지고 산골로 들어가는 길을 택한다. 사실 해결책은 그것뿐이다. 진정으로 이기는 방법은 복수가 아니라 용서다. 난천을 만나고 그를 사랑하게 된 연비아도 용서를 택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사랑도, 나라도 단지 마음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동방불패’를 만들었던 청샤오둥은 액션 연출의 스페셜리스트지만 은근한 심리묘사나 복잡한 주제를 끌어가는 데는 약점을 보여 왔다. ‘연의 황후’도 예외는 아니다.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심심하고 단순하게 풀어가기만 한다. 인물도, 이야기도 약하다 보니 청샤오둥의 장점인 액션에도 전혀 방점이 찍히지 않는다. ‘연의 황후’는 진리를 이야기하려 애쓰지만 좋은 주제만으로 영화가 흥미진진해지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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