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자신만만 여유만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연일 희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에 영향력이 큰 원로 중 한 명인 지미 카터(사진) 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오바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최근 나이지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고향인 조지아주에서 오바마가 승리한 점 등을 거론하며 “625명이 살고 있는 내 고향 마을은 오바마를 지지했으며, 내 자식과 손자들도 오바마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퍼 대의원인 내가 누굴 지지하는지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을 것이며, 기자 여러분의 추측에 맡길 것”이라고 덧붙였으나 AP통신 등은 그가 오바마를 지지하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카터는 올 1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의 선거운동이 아주 독특하며, 청중의 흥을 돋운다”며 오바마에게 호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측 공보 책임자인 하워드 울프슨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의원은 카터 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그가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는 그의 자유”라고 말했다.

CNN과 오피니언 리서치 등이 3월 26일~4월 2일 미 국민 2184명에 대해 여론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가 “미국이 흑인 대통령(오바마)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CNN이 3일 보도했다.

2006년 12월 같은 조사 때보다 14%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반면 “여성 대통령(힐러리)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는 답변은 63%에 그쳤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이날 “힐러리가 앞서 있던 수퍼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오바마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주 오바마는 와이오밍주 주지사 등 수퍼 대의원 3명과 다음달 초 경선이 실시될 인디애나주의 유력 인사인 외교 전문가 리 해밀턴 전 하원의원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반면 힐러리는 지지 후보를 아직 정하지 않은 수퍼 대의원 300여 명 중 단 한 명의 지지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3월 한 달 동안 오바마를 새롭게 후원한 사람이 21만 8000여 명이고, 이 기간 중 모금액은 4000만 달러”라며 “힐러리의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에 못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22일 경선이 실시되는 펜실베이니아에서 힐러리의 우세도 약화되고 있다. 퀴니피액 대학이 2일 공개한 최신 여론조사 결과 펜실베이니아에서 힐러리의 지지율(50%)은 지난달 중순보다 약간 낮아져 오바마와의 격차가 9%포인트로 좁혀졌다.

힐러리의 태도엔 변화가 없다. 힐러리는 3일 캘리포니아주의 버뱅크에서 기자들에게 “내가 경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힐러리 캠프의 전략 책임자 마크 펜은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상대로 한 힐러리의 본선 경쟁력은 오바마보다 낫다”며 “힐러리가 후보가 돼야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