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大中씨 新黨창당의 파장-막오른 新3金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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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의 18일 정계복귀와 신당창당 선언으로 新3金시대가 시작됐다.DJ(김대중이사장)가 이제 정치실체로 복귀,실질적으로 세 金씨가 정치전면에 나섬으로써 정국은 이들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
金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신당 창당의 결단은 참으로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했다.이자리엔 5백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기세를 올렸다.이것은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는 민자당이나자민련을 새로운 판짜기로 몰아넣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3金씨가 전면에 나섬으로써 정국 주도권 다툼은 본격화될 전망이다.金이사장은 이날 회견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2년반 임기를 『참으로 심각한 국가적 위기』로 규정했다.『민주당이 견제와 비판기능을 제대로 했던들 오늘처럼 현정권이 오만에 빠져 국정을 이토록 그르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金대통령을 거세게 몰아붙이겠다는 경고다.
金이사장은 92년 12월 정계 은퇴선언을 회고,『(복귀를)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복귀 시기만 점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金이사장이 이 시점을택해 복귀하고 신당을 만든 것도 재도전할 기반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金이사장은 다음 총선에서 제1당이 되는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그 결과에 따라 정계에 또 다른 합종연횡(合從連衡)이 일어날 수 있다.金이사장은 오만한 여권 견제를 위해 자민련과도 연대하겠다고 말했다.金대통령과의 협조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총선결과에 따라 대권에 도전할 수도 있고,내각제로 힘을 모을 수도있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3金씨의 정치적 기반이 철저히 지역성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다.金이사장이 차기 대권을 위해 먼저 풀어야할 가장 큰숙제는 역시 지역적 한계의 극복이다.金이사장 스스로 등권론과 분당으로 새로운 부담을 안았다.
金이사장은 잔류민주당에서 중도파의원들을 최대한 데려가려 하고있다.창당대회를 잔류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 이후로 미룬데도 그런 계산이 깔려 있다.
잔류민주당은 영남권등에서 민자당의 대안(代案)이 될 수도 있다.그러나 3金씨의 흡인력을 견뎌낼지는 미지수다.당권 다툼에 빠질 경우 그대로 침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金이사장이 한가지 기대를 거는 것은 20,30대초반의 새로운유권자층이다.이들은 상대적으로 지역성에서 자유롭다.이들을 노려방송.연예인이나 문화계 인사등을 대거 영입하겠다는 생각이다.의원들의 물갈이는 세대교체 압력도 희석시키는 이 중포석이다.
더구나 군사독재정권 당시 金이사장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진 보수층이 엷어져가는 것도 기대를 갖게 하는 요인이다.보수여권 후보가 뚜렷하지 않고 난립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그 영향으로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에도 기대하고 있다.
新3金 구도는 불안한 과도체제일 수밖에 없다.이념이나 정책보다는 집권을 위한 세(勢)결집에 불과하다.
따라서 차세대주자들로부터 끊임없는 세대교체의 도전을 받을 수밖에 없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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