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 어떻게 그런 볼을 살려 … ” 퍼거슨도 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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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박지성(앞쪽)이 AS 로마 수비수 막스 토네토의 저지를 뚫고 공을 잡기 위해 달려들고 있다. [로마 AP=연합뉴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 후 선발로는 처음 선 ‘꿈의 무대’를 멋진 활약으로 장식했다.

맨유는 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홈팀 AS 로마를 2-0으로 눌렀다. 맨유에 온 뒤 후반 교체로만 챔피언스리그 7경기(평균 출전 시간 18.3분)에 나왔던 박지성은 4-3-3포메이션의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장했다.

박지성은 오랜만의 선발 출장 탓인 듯 초반 동료들과 다소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제 모습을 찾아갔다. 맨유는 전반 39분 폴 스콜스의 오른발 크로스를 후방에서 달려들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헤딩선제골로 연결, 앞서갔다. 프리미어리그(26골)에 이어 챔피언스리그(7골)에서도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선 호날두다.

후반 박지성은 그림 같은 헤딩 패스로 쐐기골의 주춧돌을 놓았다. 후반 21분 미드필드에서 웨스 브라운이 올린 긴 크로스가 골문을 지나쳤다. 쏜살같이 달려들어간 박지성은 헤딩으로 로마 선수들이 아웃으로 생각한 공의 방향을 틀었다. 웨인 루니는 로마 골키퍼 도니가 잡다 놓친 공을 골로 연결했다. 골키퍼 손에 닿아 공식 기록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멋진 어시스트였다.

경기 후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박지성에게 축하를 해 주고 싶다. 그런 볼을 잡아내 루니의 골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감탄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게 결승골의 주인공 호날두와 같은 평점 7점을 줬다. 맨유는 10일 홈 2차전에서 한 골 차로 져도 준결승전에 오른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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