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화이트데이 불꽃놀이라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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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나라가 이 지경인데 폭죽놀이라니…."

지난 14일 밤 서울 상암동 한강시민공원에서 때아닌 불꽃축제가 벌어져 놀란 이 지역 일대 시민들이 서울시와 경찰.언론사에 문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화이트데이'였던 14일 오후 7~9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강시민공원 요트보관소의 난지지구 특설무대에서 SK텔레콤이 주최하고 ㈜한화, TJ엔터테인먼트가 주관하는 '레인보우(Rainbow) 불꽃 페스티벌'이 열렸다. 지난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행사에 이은 것으로, 주최측은 커플 3000쌍을 초청해 연예인들의 공연과 함께 폭죽쇼를 펼쳤던 것. 스크린을 통해 참가자들이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소원을 비는 행사에 이어 유명 가수들의 공연과 함께 2만발의 폭죽을 밤하늘에 쏘아올리며 화려한 '불꽃 쇼'가 전개됐다.

그러나 사전 공지가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야간행사가 펼쳐진 바람에 공원 부근 마포구 상암동과 성산동, 강서구 염창동, 양천구 목동 일대에 사는 주민들은 폭죽소리에 놀라 곳곳에 문의하며 불안에 떨었다.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에는 이와 관련한 50여건의 문의전화가 빗발쳤으며, 본지에도 "전쟁 난 것 아니냐"는 문의.항의가 이어졌다. 마포경찰서에도 '대포소리.총소리가 나는데 무슨 사건이 일어난 것이냐'는 등 5건의 문의전화가 접수됐다.

이에 대해 한강시민공원측은 "한달 전 행사개최 신청이 접수됐는데 우리는 신청만 받을 뿐 개최는 주최측이 알아서 하는 일이라 공원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행사장에서 나눠준 안내장에는 서울시가 행사를 후원하는 것으로 소개됐다.

[사회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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