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직무정지 4일째] 고건 代行 업무 스타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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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13일 오전 총리 비서실장과 국무조정실장을 불러 업무 방향을 다시 한번 정리했다. 高대행은 "나는 1인 2역을 할 뿐"이라며 "달라질 게 없다. 총리실은 그대로 종전에 하던 일을 해나가라"고 지시했다.

高대행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도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국책사업과 국정과제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高대행이 '안정 관리'로 국정운영의 가닥을 잡은 것은 그의 업무 스타일과도 무관하지 않다. 오랜 행정 관리 경험과 경륜으로 내각을 차질없이 이끌겠지만 만사에 신중한 평소 스타일로 미뤄 대통령의 권한 행사엔 신중할 것이란 게 총리실 안팎의 관측이다. 특히 주요 정책의 변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조정실 최경수 사회수석조정관은 "갈등 현안에 대해 현장과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정책을 풀어나가는 게 高대행의 업무 스타일"이라며 "현행 국정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高대행이 여론 수렴 형태로 자주 활용하는 것이 '위원회'다. 총리 취임 후 지난 1년 동안 만든 위원회.기획단이 20여개나 된다. 서울시장 때는 50여개의 위원회를 둬 '高위원회'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를 놓고 "소신이 부족해 너무 몸을 사린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정과 절차를 중시하는 행정의 달인"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그럼에도 직업관료 출신답게 조심스럽고 꼼꼼하게 일처리를 한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별로 없다.

김남중 기자

<고건 대행을 평가하는 말들>

-"노련한 행정 경험과 시민단체에 발이 넓은 행정의 달인이다."
-"공무원들의 관료적 시각과 공급자 마인드를 아주 싫어한다."
-"갈등 현안은 대화를 통해 전문성에 입각해 풀려고 한다."
-"직업관료 출신답게 매사가 조심스럽고 꼼꼼하다."
-"민감한 사안은 '위원회'를 만들어 신중하게 결정하다 보니 일처리가 늦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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