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趙 前現청장 수사에 어려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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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검찰이 이충우(李忠雨)前서초구청장을 10일 구속함에 따라 삼풍백화점 참사와 관련한 당시 고위공무원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순에 들어갔다.
그러나 삼풍측 비자금 관련 장부등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데다 서초구청 도시정비국장등 주요 공무원들이 도피한 상태여서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은 일단 삼풍의 각종 인.허가 업무와 관련한 서초구청 간부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끝낸뒤 서울시청 관계자들의 연루 여부를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황철민(黃哲民)前구청장을 11일 소환한뒤 조남호(趙南浩)現구청장도 조만간 불 러 조사하겠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李前청장이 뇌물수수를 부인했음에도 뇌물 공여자의 진술만을 토대로 구속한 것은 격앙돼 있는 국민 감정을 조금이라도 진정시키기 위해선 공직자들에 대한 가시적 사법처리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黃.趙씨에 대한 수사엔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黃前구청장(현 서울시공무원연수원장)의 경우 90년7월 당시 임채근(林綵瑾)도시정비국장의 사인없이 직권으로 준공검사를 내줬다는 점과 92년 4월 백화점 옥상에 실내 골프장 설치를 허가해 주는 조건으로 삼풍 이광만(李光萬)前전무로부터 1백만원을 받는등 2백만원 수수사실이 확인돼 있다.
이들 두가지 혐의내용은 삼풍 이준(李준)회장의 자백에 따른 것일뿐 李회장의 입금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黃前청장의 예금계좌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지도 못한 상태다.
검찰은 趙구청장에 대해서도 지난해 8월 백화점 지하1층을 증축,판매시설로 용도변경해 주고 3월초 백화점에 대한 안전진단을하고도「이상무」판정을 내리게된 경위를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그러나 검찰은 이같은 과정에서 趙구청장에게 뇌 물을 건넸다는진술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趙구청장은 업무처리에 대한 확인차원의 조사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서울시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수사의 경우 李회장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뇌물공여 사실을 좀체 털어놓지 않고있는 상태다.
물론 李회장이 91년말까지 회사돈 22억여원을 가지급 형식으로 빼냈다 94년 입금시킨 사실이 드러나 예금계좌 추적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으나 이를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서울시 공무원들에 대한 수사는 李회장 예금계좌 추적 결과에 달려있어 현재로선 어느선까지 올라갈지 예측할 수 없다.
〈崔熒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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