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核시설 국제사찰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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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3일 핵활동 은폐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 자국 내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찰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IAEA가 결의안을 발표한 직후 이란 정부는 성명을 통해 "IAEA는 한 국가(미국)가 이란의 핵사찰 협조 노력을 폄하하려는 음모를 받아들였다"며 미국과 IAEA를 동시에 비난했다. 이란의 핵협상 책임자인 하산 로와니는 IAEA의 결의안은 "부당하고 거짓에 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IAEA 이사회에서 보다 '강도 높은' 대이란 결의안이 나오길 기대했다. 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기대하며 미국은 유엔의 대이란 경제 제재안으로 이어지는 결의안을 원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등 IAEA 35개 이사국 중 13개 비동맹 국가들이 결의안 문구를 완화할 것을 주장해 결국 결의안은 "이란의 핵사찰 수용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이란이 일부 의심스러운 핵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비난으로 그쳤다.

한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이란이 자국 내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찰을 잠정 중단한 결정을 며칠 후 번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국제사찰이 주어진 일정 안에 실시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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