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대통령 離韓 하던날-두頂上 예정에없던 惜別조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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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 공화국대통령은 방한(訪韓)사흘째인 8일오전 청와대 조찬에 이어 국회에서 연설한 뒤 이날 낮 12시2박3일간의 공식 방한일정을 모두 마치고 특별기편으로 이한(離韓)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경내 상춘재에서만델라대통령과 예정에 없던 조찬을 함께 하며 양국간 경제협력방안과 국제정세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
金대통령은 상춘재앞 녹지원을 걸어가면서 『이곳이 내가 매일 아침 조깅하는 곳』이라고 소개하자 만델라대통령은 『나도 아침운동을 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훌륭한 조깅코스는 없다』며 『각하께서 건강한 이유를 알겠다』고 화답.
양국정상은 상춘재 계단 입구에서 보도진을 위해 잠시 악수하는등 포즈를 취한 뒤 통역만을 배석시킨 가운데 1시간20분간의 조찬을 시작.
金대통령은 『그동안 40여개국 정상들이 다녀갔지만 상춘재에서조찬을 함께한 것은 클린턴 美대통령과 리펑(李鵬)중국총리,라빈이스라엘총리 등 극소수』라며 만델라대통령에 대한 특별대우임을 강조. ○…만델라대통령은 조찬뒤 오전 10시쯤 장마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국회 의사당에 도착,1층 로비에서 황낙주(黃珞周)의장의 영접을 받고 인사한뒤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입장.
본회의장의 여야의원들은 일제히 기립,만델라대통령을 힘찬 박수로 환영했고 만델라 대통령은 얼굴에 활짝 웃음을 띠며 손을 흔들어 답례.
黃의장은 만델라대통령을 소개하면서 『만델라대통령을 더욱 위대하게 한 것은 관용과 화해의 정신』이라며 『억압과 박해에 대해보복으로 대응한 것이 아니라 억압을 가했던 사람들까지 다함께 얼싸안는 위대한 용서를 실천했다』고 칭송.
이어 만델라대통령은 20분동안의 연설에서 남아공의 민주화투쟁과정,흑백인종을 초월한 남아공 국민들의 노력,韓.남아공간 유대증진 필요성을 역설했고 여야의원들은 연설도중 수차례에 걸쳐 박수를 보내며 호응.
○…만델라대통령은 국회연설뒤 의장 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黃의장과 민자당 이춘구(李春九)대표,민주당 이기택(李基澤)총재,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등 3당 대표및 원내총무들과 함께 20분가량 환담.
黃의장은 『만델라대통령의 훌륭한 연설을 우리 국회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대단히 영광스럽다』면서 『대통령의 목소리가 마치 30대 젊은이처럼 카랑카랑하고 힘이 실려 있다』고 연설 경청소감을 피력.
만델라대통령은 이에 『남아공에서 추진하는 민주주의와 인권은 말로만의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빈부 격차,피부색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들이 누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라고 강조.
〈金斗宇.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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