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회원 수 500만 넘으면 카드 분사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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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회원 수가 일정 수준에 달하면 분사도 검토할 수 있다.”

김승유(사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8일 그룹 구조 재편을 선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카드는 금융업과 유통업의 중간 영역”이라며 “실제로 카드를 쓰는 유효회원 수가 500만 명 수준에 이르면 분사하는 것도 일리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나은행 카드의 총회원 수는 471만 명, 유효회원 수는 400만 명가량이다.

향후 은행권 재편 방향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내 적정 은행 수가 3~4개 정도라는 주장에 대해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마다 금융 구조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일본과 독일의 경우 100개가 넘는 은행이 있지만 호주는 4개, 캐나다는 5개 정도가 경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하나금융은 ‘매트릭스형’ 체제로 그룹 구조를 바꿨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사업별 헤쳐모여’다. 은행·증권·보험 등으로 나뉜 조직을 개인금융·기업금융·자산관리라는 사업단위(BU·Business Unit)로 묶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가계부문은 개인금융BU, 기업부문은 기업금융BU, 고액 자산가 관리는 자산관리BU가 각각 맡게 된다.

하지만 보고 라인이 여러 갈래로 나뉘게 돼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조직 간 문화적 융합을 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룹 내 인적 교류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이 같은 뜻이 반영됐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서울은행과 신한은행, 대투증권을 두루 거쳤다”며 “아무래도 단일 조직에서만 큰 사람보다 여러 조직을 거친 사람이 더 개방적”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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