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 내분조짐 早期표면화-DJ.KT갈등 본격화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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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5일 오전 민주당 의총은 시작부터 한가닥 긴장감이 감돌았다.
동교동계 한화갑(韓和甲.신안)의원은 입을 꼭 다문채 발언을 신청했다. 신기하(辛基夏)총무는 분위기를 파악한뒤 고심 끝에 이기택(李基澤)총재가 이홍구(李洪九)국무총리의 예방을 받기 위해자리를 뜬 뒤에야 韓의원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韓의원은 독하게 나왔다.그는『일부 당 지도부가 민자당의 청부를 받았다』며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의 지역등권론에 대한李총재등의 비판을 강하게 성토했다.『경기지사 선거 패배에 대해지도부가 한마디 반성이나 사과도 없다』고 꼬집 었다.
의총뒤 원외인 노무현(盧武鉉)부총재가 반격에 나섰다.『나는 부산에서 지역할거주의와 싸웠다』며 그런 자신을 등권론 비판론자로 공격한데 대해『비애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는 金이사장이 92년 대통령선거 선출 당시『다시는 민주당의실질적 지도자로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상기시켰다.양쪽 다 할 소리를 다하는 형국이었다.
민주당은 5일 의총을 계기로 다시 내분 국면에 접어들었다.선거중 일시 덮어둔 전당대회 국면으로의 전환이다.
동교동계는 李총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경기지사 선거를 책임지라고 말한다.李총재가 경선직후『결과를 책임지겠다』고 한 말도상기시킨다.『李총재가 미적거려 야권공조도 안됐다』는 주장도 빠지지 않는다.
동교동계의 강경자세는 나름대로의 전략에 따른 것 같다.동교동계내에서는 先 李총재 무력화,後 전당대회 개최론이 우세하다.
현재의 당내 세력분포를 보더라도 이러한 선택이 득세하기 쉽다.민주당은 현재 동교동.李총재계.김상현(金相賢)고문계가 모두 과반수의 절대우위를 확보하지 못한채 40~30%씩 대의원 지분을 분할하고 있다.
동교동계는 李총재에 집중포화를 퍼부어 무력화(無力化)시키는게급선무라고 보고 있다.
李총재측도 만만찮다.경기선거등을 책임지라는 인책공세에는『등권론이 민주당의 지역정당화를 재촉했다』고 대응한다.李총재는 5일韓의원과 盧부총재간의 논전을 전해듣고 6일 당대표 연설문중 지역할거주의 비판부분의 발언수위를 더 높이라고 지 시했다.
勢대결 양상에서 이기기 위해 영남등 합당 당시의 지분 고수에부심하고 있다.이부영(李富榮).盧부총재와의 反DJ연대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아울러 金고문계와의 막판 연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金고문은 이 틈을 노리고 있다.
따라서 각 계파의 입장을 보면 민주당의 내분은 갈수록 깊어갈수밖에 없다.이러한 내분은 민주당의 일로만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내분과정에서 동교동과 호남 이외의 세력은 별도의 살림을 차릴수도 있으며 이러한 과정은 정계개편의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다. 민주당의 당권 경쟁은 6일 李총재의 대표연설을 1차 고비로7월중순이후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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