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미로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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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맥주를 마시듯 매일 마실 수 있는 그 무엇은 바로 느낌.
고통스러운 것 그것들은 우리에겐 안 어울려.그렇지! 그대는 여행을 떠나는 동그라미… 나는 작은 조각…하지만… 그래 모든 것엔 아픔이 있는 거야.
우리에게 죽음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시간은 우릴 기다리지 않아.』 『주미리!』 민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불렀다.그 인어는 바로 주미리였던 것이다.인어는 퍼뜩 놀라며 민우를 바라보았다.그리고는 곱게 미소지었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군요.』 주미리는 민우에게 손을 뻗었다.민우는 그녀의 손을 잡고 바위에 올랐다.둘이는 격렬하게 포옹했다.주미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민우의 품에 고개를 묻고 다시노래를 불렀다.
『언제나 같이 있어도 그리움이어라… 무엇이 나를 이대로 있게하는지…머무르게 하는지… 그대의 숨김없는 눈동자 위에 그대로 머물고 싶어라.
맑은 눈빛 보며…어린왕자는 바로 그대! 내 떠나려 해도…그럴수 없음은 나도 모르나, 혹시 그것은 사랑함이 아닐까.』 주미리는 다시 고개를 들며 민우의 입술에 깊은 키스를 했다.
『보고 싶었어요.』 『어떻게 된 일이오?당신이 인어가 되다니….』 『어때요.내 모습 보기 좋아요?』 민우는 주미리의 얼굴을 어루만졌다.여전히 아름답고 부드러운 얼굴이다.주미리가 피식웃음을 지었다.
『당신 속에 들어오니 온통 동화속 나라예요.당신을 기다리면서이들하고 어울려 있었지요.백설공주도 해보고 (오즈의 마법사)의도로시,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해봤지만 저에게 제일 잘 어울리는 것은 인어공주였어요.제 슬픈 정서에 잘 맞 으니까요.』 『여기가 도대체 어디요?』 주미리가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당신 안이에요.서구식으로 얘기하면 무의식이고 한국식으로 얘기하면 당신 마음 속의 하늘(人內天)이죠.당신은 지금 자기 최면 상태에 빠져 있는 거예요.』 『자기 최면(self hypn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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