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욕으로 삐걱대는 ‘군대괴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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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호 18면

★★★
감독 공수창
주연 천호진,조현재
러닝타임 123분
개봉 예정 4월 3일

GP506

미스터리와 스릴러 사이. 공포영화 ‘알포인트’를 연출했던 공수창 감독의 ‘GP506’은 고립된 공간에서 몰살당한 소대원의 이야기를 그린다. 폭우가 쏟아지던 밤, 비무장지대 내 최전방 경계초소 GP506에 군 수색대가 파견된다.

GP 소대원이 몰살당했기 때문이다. 막 아내의 장례를 치른 노련한 수사관 노 원사(천호진)가 사건을 수사한다. 소대원은 스물 한 명이었지만 발견된 시체는 열 아홉 구뿐이어서 수색을 하던 노 수사관은 자신이 GP장이라고 밝힌 유 중위(조현재)를 발견한다.

‘GP506’은 과거에 있었던 일과 현재를 오가며 사건의 진상에 접근해 간다. 수많은 전쟁 희생자가 묻혀 있는 최전방, 그곳에 격리된 사람들이 겪었을 극심한 긴장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GP506’은 일종의 군대 괴담의 변형이다.

죽음조차 은폐되곤 하는 군대라는 곳의 폐쇄성, 고립의 극한에 있는 GP라는 공간적 특성, 계급 앞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위계의 엄중함 등이 ‘GP506’의 소재가 된다. 문제는 ‘GP506’이 이야기를 너무 복잡하게 풀어 간다는 데 있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가 계속되는 이런 영화는 갈수록 매끈하게 앞뒤가 들어맞으며 클라이맥스로 치달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GP506’은 그러기는커녕 맞지 않는 조각들이 삐걱거리며 허술한 속사정을 드러낸다. 설정은 보는 이를 압도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게다가 묵직한 메시지까지 우겨넣으니 무슨 맛인지 알 수 없는 영화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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