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호북극리포트>4.악마의 벽,난빙대 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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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3월20일(9일째) 눈,흐림, -18℃ (좌표 N82°06′36"/E96°56′47") 오후5시15분,먼 하늘에서 『투투』소리가 나더니 취재진을 픽업하기 위한 헬리콥터가 내린다.원래 15일 픽업 예정이었으나 날씨관계로 이륙을 못한데다 교신불통으로 운행대 위치를 찾지 못해 약속보다 닷새나 늦어졌다.베이스캠프의 오치봉( 吳治奉.29)대원에 따르면 어제부터 이틀이나우리를 찾아 북극해 상공을 헤맸단다.
취재진과 헤어지고나니 섭섭하면서도 한결 단출한 게 사실이다.
오늘부터 운행에 가속을 붙여야 하는데 썰매가 부실해 걱정이다.
썰매 5대중 4대가 바닥에 금이 가고 너덜너덜해진데다 1주일전에 40일분 식량(1천만원어치)을 개수면에 빠뜨리 는 바람에 운행부담이 커졌다.이에 따라 대원들과 상의,애초의 무보급 목표를 수정해 중도 보급을 받기로 했다.취재진과 함께 귀환하는 지원대 최재명(崔在明.50)선배에게 새 썰매를 제작,시급히 공수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3월21일(10일째)맑음,미풍,-32℃ (좌표 N82°07′09"/E97°20′59") 『썰매가 뒤에서 사람을 잡아끄는듯하다』고 대원들이 힘들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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