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현장서 꽃핀 "자원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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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생존자 구출을 위해 밤낮없이 불을 밝히고 있는 사고현장에는 자원봉사의 불꽃이 꺼지지 않고 있다.
사고 3일째인 1일에도 구조대원들의 활동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어린 지원이 하루내내 계속됐다.
◇단체=서울시약사회 서초구지부는 30일 오후부터 사고현장 옆에 천막을 설치,구급약품(2천여만원 상당)을 쌓아놓고 60여명의 약사가 4시간마다 교대로「철야 임시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밤샘구조작업으로 두통과 근육통을 호소하는 구조대원 1천여명이약국을 이용했으며 구조작업이 끝날 때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 보라매병원은 29일 오후 구급차와 의사.간호사등을 보내연기에 질식한 생존자들을 인공호흡등을 통해 살려내는등 한몫하고있다. 강남시립아동병원과 국립의료원의 의사.간호사들도 현장에서자원의료봉사활동에 여념이 없다.
대한약사회 소속 약사들과 가톨릭의과대학 의료진,대한적십자사 회원들도 현장에서 자원의료봉사를 펼쳐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의진료에 구슬땀을 흘렸다.
현대백화점 직원 20여명은 29일부터 구조작업에 필요한 장비와 구조대원들을 위한 식.음료, 커피 등을 공급하며 구조활동을지원했다.
또 구세군.국립의료원.새마을운동협의회등 수십개의 단체도 자원봉사단을 조직,구조대원들을 위해 밤낮으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부녀회.개인=서울마포구만리동 삼호마을아파트 주민 60여명등 서울시내 각 지역의 주민들도 속속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서초구부녀회 소속 회원들은 사고발생 직후부터 이날까지 50여명씩 교대로 나와 구조대원들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부녀회원들은 밤을 새워가며 식사를 제공해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이들은 또 대원들의 속옷과 양말 등을 챙기고 30일밤에는 장마비가 쏟아지자 천둥과 번개 속에서도 인근 시장으로 달려가 비옷과 우산.수건 등을 사 날랐다.
또 아주머니들이 버너위에 솥을 걸고 국을 끓여 밤샘작업에 지친 구조대원들에게 따뜻한 국물을 제공하는 모습도 여기저기서 보였다. 설렁탕전문점인「이남장」에서는 30일부터 가게영업을 중단한채 종업원과 가족등 50여명을 동원,현장에서 설렁탕을 끓여 제공하고 있고「봉은사」신도회에서도 신도 50여명이 나와 육개장과 컵라면등을 공급하고 있다.
한편 개별적으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봉사자 6~7명은 이날자신의 위험까지 감수하며 지하 4층의 물을 펌프로 뽑아올리는 작업에 참여했으며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밤샘구조지원 활동을 한 뒤 직장으로 출근하는 모습도 보여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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