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울포럼 “한국, 미국 주도 MD · PSI 참여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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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포럼과 중국 인민외교학회가 공동 주최한 ‘베이징-서울포럼 2차 회의’가 27일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미사일방어(MD) 등 민감한 화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왼쪽부터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 이홍구 전 총리, 화젠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 리자오싱 전 외교장관. [사진=장세정 특파원]

중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 강화 방침을 밝혀온 이명박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체제와 핵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27일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호텔에서 열린 ‘베이징-서울포럼 2차 회의’에서다.

이 포럼은 한국의 서울국제포럼(회장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과 중국의 인민외교학회가 주도해 결성한 양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 모임이다.

중국 치바오량(戚保良) 현대국제관계연구원 주임은 “최근 한국 내부에서 PSI에 가입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며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해 추진 중인 MD에 한국도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퍄오젠이(朴鍵一)주임도 “지난해 일본이 미국의 도움을 받아 MD 실험을 했다”며 “미국은 한국의 새 정부에도 MD에 참여하라고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현인택 고려대 교수는 “한국의 새 정부가 대미 관계를 강화하더라도 한·중 관계를 계속 중시할 것”이라며 “MD와 PSI 문제의 중요성을 새 정부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달중 연세대 교수는 “중국은 지난해 1월 낡은 위성을 요격해 미국의 우주공간 독점에 불만을 표시했다”며 “MD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홍구 서울국제포럼 이사장은 “최근 이 대통령이 1991년에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를 강조한 것은 한반도의 비핵화 정신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한반도가 핵과 미사일이 없는 지역이 되면 PSI와 MD 문제는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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