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으로 본 프로축구 8개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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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프로축구 8개팀을 지리적으로 분석하면 어떤 지형에 해당할까.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 호랑이는 산맥으로 표현할수 있다.무패행진이 말해주듯 높은 산(철벽수비)이 첩첩이 겹쳐있고 풍부한 지하자원(감독의 역량과 두터운 선수층)이 있기 때문이다.산맥을 넘으려면 심한 맞바람(높은 골결정력)마저 불어대니 보통 전력으로는 넘기가 어렵다.
포항 아톰즈는 갯벌과 강물이 인접한 농토같은 형국이다.흘러들어오는 강물로 농사를 지을만하면 바닷물이 밀고들어와 농사를 망쳐놓기 일쑤다.다행히 간만의 차가 적고 농사기구(화려한 선수층)도 썩지않아 최근에는 잘나가는(6게임무패)편이다 .
일화 천마는 평야지대다.신.구품종이 잘 조화된 곡창(노장과 신인,공격과 수비,용병과 국내파의 조화)지대를 이루고 있다.때문에 웬만한 흉년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비축한 물량이 많기 때문에 굶주림 걱정을 하지 않는 편이다.
대우 로얄즈는 지난해 불을 놓은 화전밭의 풍부한 거름을 바탕으로 풍년을 기다리는 형국이다.부상에 시달리거나 자갈밭에 적응하지 못하던 토종및 수입가축(용병)도 병마를 떨치면서 농사짓기에도 편한 상태다.
유공 코끼리는 계절풍(니폼니시감독)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 열대지방형이다.야생식물의 열매만 따먹거나 햇볕을 피해 나무밑만 찾는 과거의 수비태세를 떨치고 공격적인 사냥법을 익혀야 한다.
전남 드래곤즈는 바다를 막아 일군 간척지다.새로 개척한 만큼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 토양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노동력(선수층)과 경험이 일천해 이를 어떻게 운용하고 계획하느냐가 관건이다. 전북 다이노스는 원시림이다.지난해 폭풍우를 견뎌내고 새 생명을 꽃피우고 있다.저마다 특색을 가지고 잘자라고 있지만 개발붐(다른 팀)을 막아낼수 있을지가 과제다.
LG 치타스는 사막지대를 연상케한다.오아시스를 찾지 못하고 신기루만 좇는다.사막을 일구던 선수들도 지쳐 쓰러지고 있다.
〈金基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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