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淳.朴燦鍾 승패 자체분석-DJ지원유세가 결정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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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조순(趙淳)서울시장당선자와 박찬종(朴燦鍾)차점자진영은 28일선거결과가 나온 뒤 승인과 패인을 자체 분석했다.
◇조순=각종 예상치를 뛰어넘는 압승을 거두었다.그는 여론조사에서 한때 곱절로 앞서가던 朴후보를 8%나 뒤로 제쳐버렸다.
표차도 그렇지만 44개 선거구별로 볼 때도 전승이다.심지어는朴후보의 지역구인 서초갑도 내주질 않았다.압도적인 승리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것은 복합적인 산물이라고 봐야한다.「조순」의 상품성,DJ(金大中 亞太재단이사장).민주당.JP(金鍾泌 자민련총재)의 지원,라이벌 朴후보의 실표(失票)등이 어우러진 것이다.
우선 상품이 괜찮았다는 것이 선거관계자들의 얘기다.인품.소신.참신성에서 수준이상이었다는 평가다.대중연설.토론의 미숙등이 염려되었으나 실전에서는 별 하자가 없었다.
DJ유세는 확실히 약효를 발휘했다.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하면 趙당선자는 6월 20~22일사이에 朴후보를 추월했다.이는 DJ의 호남유세가 막바지에 이르고 DJ가 서울에 진입하기 시작한 무렵이다.DJ는 다소 잠자고 있던 야권.호남출신고 정표를 깨운것으로 보인다.DJ는 거의 매일밤 서교호텔에서 趙당선자측과 전략회의를 가졌다.
자민련이 충청.강원등 다른 지역에서 보여준 파괴력을 고려할 때 JP의 지지표명은 상당한 도움이 된 것같다.DJ에게 머뭇거리던 보수표와 충청출신표가 움직인 것이다.趙당선자는 러닝메이트로 이해찬(李海瓚)의원을 지명해 20,30대의 손 을 더 끌어당겼다. ◇박찬종=선거초반 독주하다 끝내 아쉬운 역전패한 것은일차적으로 DJ가 몰고온 호남고정표 결속 때문으로 보고있다.
특히 호남고정표는 투표율이 낮을수록 파괴적이라는 지적이다.朴후보는 선거패배 뒤『투표율을 끌어올리지 못해 호남고정표가 괴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朴후보 진영은 그러나 보다 직접적인 패인은 JP가 빼앗아간「충청권 단결론」이라고 했다.朴후보의 한 측근 참모는『JP가 趙후보 손을 들어준 뒤 최소한 5%이상의 표가 趙후보 쪽으로 달아났다』고 했다.
朴후보 참모들은 이같은 지역바람에 맞서는「이미지 전략」을 효과적으로 개발하지도 못했다고 자책한다.
이 결과 朴후보의 압도적 지지층이라고 여겨온 20,30대 젊은 유권자들에게서까지 趙후보에 패배하게 됐다는 것이다.
朴후보가 기대했던「참신한 이미지」는 오히려 선거막판「유신지지전력시비」로 비화되며 패인의 하나로 작용했다.
그러나 朴후보측은『朴후보가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적으로 크게약진했다』고 자체 평가했다.불과 40~50명 정도의 참모와 2~3억원대의 선거자금으로「차세대 주자」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다는 주장이다.
〈崔相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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