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6.27선거 喜悲엇갈리는 3黨표정-民主 喜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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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은 축제 분위기다.지방선거의 전체 승패를 따지는 서울에서 승리를 장담했지만 압승(壓勝)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총재실은 썰렁했다.민주당은 크게 이겼지만 이기택(李基澤)총재는 개인적으로 참패했기 때문이다.전리품들은 대부분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의 것이라는 것이 너무나 명백하게 드러났다. 金이사장은 당분간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측근들이 전했다.金이사장은 28일 기자들과 만날 계획이었으나 갑자기연기해버렸다.이런 상황에서 金이사장이 부각되면 부작용을 일으킬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金이사장은 막후에 머무른채 민주당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측근들도 이 점은 인정하고 있다.그렇지만 측근들은李총재에 대한 인책론을 거침없이 거론하고 있다.때문에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물밑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이 날 아침 당사에 들른 김원기(金元基)부총재는 당장『경기도에서 공천만 잘 했으면…』이라며 李총재 책임을 거론했다.李총재는 인책론에 맞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金이사장은 막후에 남아서 큰 그림을 직접 그릴 것이 확실하다.측근들은 8월 전당대회에서 내각제가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있다.이 문제는 총재 경선과도 맞물려 당내 분파작용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金이사장은 선거에서 보여준 야권 공조 가능성에 상당한 기대를걸고 있다고 한다.이번 선거에서 무너진 호남 對 非호남의 DJ고립구도에서 확실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김종필(金鍾泌)총재와의 제휴가 계속 필요하다.두사람의 연합은 내각제개 헌문제와 밀접히관련돼있다.
그러나 金이사장의 이런 구상은 당내 차세대주자들의 세대교체 요구를 어떻게 감당하느냐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金이사장을 강력히 비판한 노무현(盧武鉉)부산시장후보나 이부영(李富榮)부총재가 정계재편을 위해 새로운 진로를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이제 金이사장의 지역등권론과 여기에 맞서 있는 세대교체론은 총선과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진로와맞물려 본격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은 물론 이합집산이나정계 개편과도 맞물려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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