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신비>박쥐의 초음파 上.뇌는 음파분석 소형전자장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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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박쥐는 종(種)에 따라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바이오소나라고 하는 음파를 사용한다.열대지방에 사는 과일박쥐류중 몇몇은 어둠속에서 길을 찾을때 혀차는 소리를 낸다.물론 이들이 사용하는 소나는 우리 나라에 사는 소형박쥐들이 사용하는 것에 비하면 조잡하다.날면서 내는 이들의 혀차는 소리는 큰 물체에 부딪쳐 돌아오는 소리의 시간차를 측정해 방향을 잡는데 쓰인다.이 박쥐의혀차는 소리는 우리 귀에 또렷이 들린다.
박쥐는 고도로 발달된 음파탐지 기술도 사용한다.박쥐의 눈은 대부분 아주 작고 시력은 형편없다.다만 이들의 시력은 초음파의사정거리를 벗어난 거리에서 사용할 뿐이다.먹이 사냥을 위해 수㎞ 이동했던 박쥐가 다시 은신처로 돌아갈 때 하늘과 산등성이가맞닿은 실루엣을 보고 방향을 결정한다.이런 것을 제외하면 박쥐는 귀를 사용해 보는 것이다.
이들 박쥐는 정밀한 기계로 무장하고 털을 곤두세운 첩보형 비행기와 같다.그들의 뇌는 반향의 세계를 분석하는데 필요한 훌륭한 소프트웨어로 프로그램된 정밀한 소형 전자장치다.박쥐의 얼굴은 괴물처럼 일그러져있어 왜 그런 모습을 할 수밖 에 없는지 이유를 알기 전엔 소름끼칠 정도다.일그러진 얼굴은 원하는 방향으로 초음파를 발사하기 위한 것이다.
비록 이들 박쥐가 내는 초음파를 직접 듣지는 못한다 해도 박쥐탐지기를 사용,그것이 어떤 것인지 추측할 수 있다.이 기계는특수 초음파 마이크를 통해 신호를 잡아 각각의 펄스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바꿔 헤드폰을 통해 들려준 다.
만약 큰발윗수염박쥐라면 일상적인 비행에서 초당 대략 10회의비율로 펄스를 내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박쥐가 비행할 때 느끼는 주변 세계에 대한 이미지는 초당 대략 10회씩 깜박이며 감지한다.우리가 시각에 의해 느끼는 이미지는 눈을 뜨고 있는한 연속적으로 진행된다.밤중에 스트로보를 사용해보면 시간이 불연속적으로 지나는 세계가 대략 어떤 이미지로 비칠지 알 수 있다.이 기술은 종종 디스코테크에서 극적인 효과를 높이는 데 사용된다.춤추는 사람의 모습은 빛이 비치는 짧은 순간순간 얼어붙은 듯이 보이고,이것은 구분 동작의 연속으로 나타난다.스트로보를 빠르게 하면 우리가 정상적으로 느끼는 연속적 영상에 가까워진다.박쥐가 비행하면서 초당 10회 비율로영상을 보는 것은 비록 날아오는 공을 피하거나 벌레를 잡기엔 부족할지 몰라도 일상적인 목적을 위해선 우리가 정상적이라고 느끼는 연속적인 영상만큼 훌륭한 것일 수 있다.
朴 是 龍 〈한국교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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