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만은 꼭!] 만능 문예인 오스터와 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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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폴 오스터(57)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친숙하지만 일본에서의 인기는 더한 것 같다. 폴 오스터 인터뷰, 키워드로 풀어본 문학세계, 개별적인 작품들에 대한 개괄 등을 모아 '폴 오스터 인터뷰와 작품세계'를 출간한 이노 도모유키(飯野友幸) 등 편저자 세명은 문학 박사학위를 땄거나 과정을 수료한 전문 연구자다.

첫번째 인터뷰인 '허구와 현실이 교차할 때'는 국내에 이미 번역 소개된 그의 평론집 '굶기의 예술'에 포함된 것이지만, 두번째 인터뷰 '무심하게 카드를 뒤집는 것처럼'과 함께 한 꺼풀 벗긴 오스터에게로 충실하게 안내한다.

인터뷰에서 질문자들이 "작품 속에서 인과율보다 우연이나 공시성에 의존하는 편"이라고 지적하자 오스터는 "우연의 요소 때문에 비평가들에게 혹평을 받기도 하지만 나는 엄밀한 의미에서 리얼리스트"라고 대답한다. 사람들이 그 안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리얼리티가 사실은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실을 보면 결코 원인과 결과가 판에 박은 듯이 돌아가지 않으며 실은 소설보다 더 기이하기 때문에 자신이 추구하는 소설은 이 세상만큼이나 기묘하다는 것이다. 인터뷰 곳곳에서, 인기 작가를 넘어 전문적인 연구대상으로 자리잡아 가는 위상 변화에 걸맞은 오스터의 녹록지 않은 문학관을 접하게 된다. 독일의 영화감독 빔 벤더스와의 '우연으로 가득찬, 특별한 인연'도 소개된다. '퍼즐 오스터'를 짜맞추는 키워드들은 탐정소설.메타픽션.정치성.야구 같은 것들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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