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태권도 메카 건립 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리틀록(아칸소州)=金基讚특파원]북한이 태권도 메카 건립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이후 북한태권도의 향방과 관련,주목되고 있다.
우리정부에서도 이미 진상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태권도협회(ATA.회장 李幸雄)에 따르면 북한은 ATA에서 추진중인 태권도메카 건립사업 유치의사를 지난해말부터 타진해오다 지난 3월24일부터는 ATA에 북한 고위층의 친필 서신을여섯차례나 보내 강력한 유치의사를 표명하는 한편 이행웅 회장및관계자의 초청의사를 밝힌데다 대단위 메카 건립 부지까지 마련해놓은 상태라는 것.
친북단체인 국제태권도연맹(ITF)이동식 부총재 이름으로 된 이 친필 서신에는 『메카는 이미 세계적인 관심사』라고 지적한뒤▲미국내 도시와의 자매결연을 추진하고▲ATA 관계자가 직접 부지의 타당성을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서신에는 특히 『다른 경쟁자(한국을 의식한듯)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빨리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한국보다 한발앞서 건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서신은 또 『관계기관과 협의가 끝난 상태』라며 『현재 황금의삼각지인 나진-선봉지구에 부지를 확보해놓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메카 건립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노동인력과 각종 건설자재등도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나진-선봉지역은 ITF 총재 최홍희(崔泓熙)씨가 태어난 곳이자 경제특구로 지정된 곳으로 북한의 경제.관광사업의 중심지다.
이에대해 세계태권도연맹(WTF.총재 金雲龍)관계자는 『이미 북한의 ITF는 유명무실한 단체가 됐다』면서도 『만약 태권도 메카가 북한에 먼저 건립될 경우 한국태권도의 입지에 치명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