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회원권에 여성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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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하나의 레저 활동으로 확대되면서 여성골퍼는 물론 실속파가 늘고 있다. 주중에만 사용할 수 있는 주중회원권의 인기도 동반 상승중이다.

 &nbsp골프 인구 400만. 가히 대중화 시대다. 특히 여성들의 입문이 급증하는 추세로, 전체 골퍼의 35%를 넘어섰다. 어림잡아도 100만명은 훌쩍 넘는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여성 골퍼를 대상으로 한 골프장 업계의 ‘모시기’ 움직임이 가시화된 지 오래다.
 금녀(禁女)의 구역이었던 몇몇 명문 골프클럽이 문호를 개방하는가 하면 아예 여성라커가 없거나 협소했던 골프클럽들은 여성시설을 대폭 확충했다.
 주중회원권 분양도 여성회원을 사로잡겠다는 마케팅의 일환. 주중회원권을 통해 골프장은 평일 그린 활용률을 높이고 여성골퍼들은 저렴하게 취미를 즐길 수 있다.
 
부킹 쉽고 여유 있는 평일이 좋아
 주중회원권은 말 그대로 주중에만 부킹할 수 있다. 따라서 회원권의 가격은 정회원권의 8분의 1에서 9분의 1정도로 훨씬 저렴하다. 재테크나 비즈니스상의 품위 유지를 위한 정회원권과 달리 스스로 즐기려는 목적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주부는 물론 정년퇴임한 실버족이나 실속파들에게 인기다.
 주중회원권을 분양하는 골프장은 국내 300여개 골프장 중 20여개 정도다. IMF를 전후로 평일 예약률을 높이기 위해 아시아나CC에서 처음 시도했고 서서히 확산되는 분위기다. 신안그룹 소속의 4개 골프장(신안, 그린힐, 리베라, 에버리스)은 계열골프장 혜택으로 회원권 하나로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주중회원권의 분양이 꼭 여성회원이나 실버회원을 잡는 것에만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에이스 회원권 거래소의 이현균(33) 딜러는 말한다.
 “골프장과 스키장•스파시설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리조트에서는 다양한 수요를 잡고 가족회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주중회원권을 분양하기도 합니다. 일반 골프클럽에서는 회원을 분산시켜 주말 부킹을 좀 더 용이하게 하고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주중회원권을 분양하는 경우도 있죠.”
 
골프장도 여성 마케팅 시대
 주중회원권 분양과 함께 상당수의 골프장들이 여성마케팅에 은근히 힘쓰는 추세다. 여성골퍼의 그린피를 우대한다거나, 여성을 위한 스파시설을 갖추고 여자 샤워실과 파우더 룸 등에 세심한 신경을 보탠다. 여성골프대회를 열거나 각종 기념일에 선물을 건네기도 한다.
 여성들의 입소문은 대단한 파워를 갖고 있다. 직원들의 친절도는 물론 각종 부대시설과 그린의 상태를 꼼꼼하게 따져 ‘좋은’ 골프장과 ‘아닌’ 골프장을 가려낸다. 이러한 정보는 친구•남편•지인에게 순식간에 퍼진다.
 물론 모든 골프장이 여성회원을 잡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일부 보수적인 골프클럽은 여성회원 입회를 제한하고 있고 주중회원권의 분양을 꺼리는 곳도 있다. 아줌마 군단의 시끌벅적한 라운딩, 늑장 플레이 등 여성골퍼에 대한 편견이 아직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이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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