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세계 최고수준의 친환경 도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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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4일 낮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1, 3공구의 국제업무단지. 서해를 배경으로 마천루들이 서로 키 재기를 하듯 쑥쑥 올라가고 있다. 한편에서는 국제학교·골프장·중앙공원 공사가 한창이다.

송도국제도시(53.3㎢)의 핵심인 이곳 국제업무단지(573만㎡)가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신도시를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자인 미국 게일인터내셔널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미국 그린빌딩위원회의 친환경 기준인 ‘LEED’를 도입했다. 도시 전체의 에너지 효율은 배가시키고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크게 줄이도록 건설되고 있다.

2006년 착공돼 2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65층(높이 300m)짜리 동북아트레이드타워는 태양광을 최대한 이용하는 초고층 빌딩. 입주자 대부분이 낮 시간에는 전등을 켜지 않고 햇빛에 의한 자연 조명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입주자의 90%에게 조망권이 확보되는 이점도 있다. 이 빌딩의 엘리베이터는 내려올 땐 전력을 비축하는 시스템으로 일반 엘리베이터의 4분의 1 정도의 전력만 소비한다.

페인트·카펫·벽지 등의 자재들도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함유량이 엄격히 제한된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피터리 이사는 “친환경 건물 및 도시 개발은 이곳에 입주할 다국적 기업 직원들에게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SIC가 그간 세계 3000여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해 본 결과 도시나 빌딩 입주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업무·주거환경이 꼽혔다는 것이다.

다음달 완공되는 송도국제학교도 화장실·조경용 등 마시는 물 이외의 모든 물은 빗물이나 재활용된 폐수를 이용하도록 지어졌다. 개교 후 학교 건물 관리에 있어서도 친환경 세제 등 환경친화적인 물질만 쓰도록 돼 있다.

송도컨벤션센터는 공사 과정에서 쓰인 건자재와 제품을 전량 재사용할 수 있다. 절약형 수도꼭지를 채택해 21%의 물을 절약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에너지·물 절약은 국제업무단지 내 22개 프로젝트와 아파트에도 공통으로 적용된다. 단지 내 교통 시스템도 인구의 70%가 수소 버스를 이용하게 되며, 전기·LPG 사용 자동차에 주차 우선권이 주어진다. 업무단지는 또 250m 간격으로 공공자전거 부스를 설치, 누구나 자유롭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유비쿼터스’ 도시로 만들어진다.

정기환 기자

◇LEED=Leadership in Energy & Environmental Design. 미국 그린빌딩위원회가 1998년 제정한 친환경 건물 인증 시스템. 지속가능한 부지, 효율적인 물 이용, 에너지 및 대기, 자재 및 자원, 실내환경 수준, 혁신 및 설계 등 6개 분야별로 평가해 플래티넘·골드·실버·인증 등 4개 등급을 부여한다. 송도국제업무단지는 프로젝트별로는 실버∼플래티넘 등급을, 단지 전체로는 실버 등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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