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형 아반떼‘번쩍번쩍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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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다음달 초 중국 베이징 제2공장 준공에 맞춰 출시할 아반떼 모델명을 ‘웨동(悅動·사진)’으로 결정했다. ‘열(悅)’은 운전의 즐거움을 의미하면 ‘동(動)’은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개성을 표현한다. 지금까지는 ‘엘란트라’라는 영문명만 사용해 왔지만 이번엔 중국 이름을 함께 붙인 것이다. 현지 시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쏘나타와 투산은 각각 위샹(御翔), 투성(途勝)이라는 중국 이름이 있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24일 “엘란트라는 지난해 중국에서 12만332대가 팔려 현대차 연간 실적의 52%를 차지할 정도로 대표 차종이 됐다”며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씻어내기 위해 새롭게 출시하는 엘란트라에 중국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총 879만 대. 전년(721만 대)에 비해 22% 성장하면서 세계 5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1000만 대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중국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우선 번쩍거리는 화려한 외관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음달 시판되는 중국형 아반떼도 후드와 차체를 높이고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채택했다. 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 반짝이는 크롬 내장형 뒷장식과 보석같이 보이도록 리어 콤비램프를 달았다. 계기판은 세련되게 보이는 블루 조명을 사용했다.

현대차 김덕모 부사장은 “겉이 크고 화려해 보여야 중국인이 좋아한다”며 “중국에서 생산되는 외제차의 상당수가 자국 모델보다 크게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독일의 BMW와 아우디는 중국형 차량의 휠베이스를 늘렸다. 2005년부터 중국 선양에서 3, 5시리즈를 생산하기 시작한 BMW는 5시리즈의 휠베이스를 14㎝ 정도 늘렸다. 중국 승용차의 80∼90%는 기사가 모는 점을 감안해 뒷좌석의 차주인 공간을 넓혀주기 위해서다. 중국형으로 생산하다 한국으로 수출도 검토했으나 한국법인에서는 퇴짜를 놓았다. 한국에서 5시리즈는 대부분이 오너형이기 때문이다. 아우디도 중국산 A6의 경우 10㎝ 정도 길다.

중국 내 판매에서 수위를 달리는 폴크스바겐의 제타와 파사트 또한 뒷좌석 편의시설이 잘 돼 있다. 뒷좌석에 열선이 깔려 있고 다리를 뻗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뒷좌석만의 백미러가 따로 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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