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곳지금은>남현동 벨기에 영사관 건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사당네거리에서 신림동쪽으로 가다 보면 큰길가 왼쪽편에 옛스러운 복고풍의 붉은색 벽돌 건물을 볼 수 있다.관악구남현동1059의13에 들어선 이 건물은 당초 회현동2가72의5에 있던 구한말 벨기에 영사관건물(서울시사적254호)을 이전 ,복원한 실물이다.국내에 남아있는 고전적인 건축양식을 간직한 몇안되는 건물중의 하나여서 TV드라마『여명의 눈동자』의 미군첩보부대등 해방전후를 시대배경으로 한 영상물의 촬영장소로 쓰여 유명해졌다.
6백여평의 대지위에 붉은 벽돌과 석재로 지은 지하 1층.지상 3층.연건평 4백75평 규모의 이 건물은 20세기 전반기의 중요한 건축양식의 하나인 고전주의를 반영한 것이 특징.건물 중앙에 돌출된 현관의 좌우 1,2층에 로지아(한쪽이 외부로 개방돼있는 회랑모양의 방)를 설치했으며 1층 기둥은 토스카나식,2층기둥은 이오니아식으로 지어졌다.
문화재관리국 사적담당인 박용기(朴鎔琪)씨는 『20세기초의 주요 건축양식을 간직한 건물로 보존가치가 커 지난 77년11월 서울시 사적 254호로 지정됐다』고 한다.
일본인 건축가 고타마(小玉)가 설계해 1905년 준공된 이 건물은 벨기에 영사관으로 쓰였고 1919년 횡빈(橫濱)보험회사사옥이 됐다가 다시 日해군성무관부 관저로 바뀐다.해방후에는 해군헌병대가 입주했고 68년에는 상업은행이 본점신 축부지로 이곳을 매입했다.
벨기에 영사관이 처음 서있던 회현동2가 일대 2천6백여평의 대지에는 오는 98년말 완공 예정으로 지하 6층.지상 24층.
연건평 2만6천평의 상업은행 본점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金龍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