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엇갈린 선거전망 주가 "게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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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요새 주식은 마치 채권 같다.도무지 움직이질 않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29일 이후 20여일째 8백80~8백90선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이처럼 재미없는 장세는 20일에도이어졌다.종합주가지수는 하루종일 보합권에서 오르 내린 끝에 결국 전날보다 1.96포인트 내린 8백84.35에 마감됐다.거래량도 2천84만주로 근근이 2천만주를 넘는 수준이었다.
北-美 경수로협상 타결에 이은 남북 쌀협상 합의 소식도 장세에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 않았다.투자자들은 장외호재보다는 장내의 수급상황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다고 시장관계자들은 전했다.문제는 수급상황을 호전시킬 만한 뚜렷한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인데 선거후의 자금시장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당분간 증시도 자금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다만 증시안정기금과 투신사의 외국인전용수익증권이 주가를 어렵게 받치고 있는 실정이다.증안기금은 이날 3백91억원의 매수주문에실제로 3백8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외롭게 주가받치기를 계속했다.이날 증안기금의 매수액은 지난달 29일 개입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업종별로는 실적호전 제지주의 상승이 돋보였으며 보험주도 단기급등에도 불구 하고 상승을 이어 갔다.반면 대형 우량제조주군과 건설.도매.금융 같은 대중주군 등 대형주는 대부분 약세였다.
종목별로는 매수.합병(M&A)주로 부각되고 있는 고려시멘트와충북투금이 상한가행진을 계속했다.이밖에 중가권의 개별재료보유 중소형주가 오름세를 탔다.시장관계자들은 선거후의 불안감으로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틈새 장세를 노려 중소형 주쪽에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하지만 중소형주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어서 주가흐름에 대처하기 쉽지 않은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高鉉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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