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 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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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부활절인 23일 낮 12시. 서울 명동성당은 부활절 미사에 참석하려는 1200여 명의 가톨릭 신자들로 빼곡했다. 이날 미사를 집전한 정진석(사진) 추기경은 “주님의 부활은 죽음으로 끝날 우리의 인생이 절망을 넘어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해주었다”며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얼마나 극진히 사랑하시는지를 잘 보여 주었다”며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정 추기경은 “우리가 애쓰고 추구하는 것이 죽음 앞에서는 무슨 소용이 있느냐”라고 물음을 던진 뒤 “예수님의 부활은 죽음을 극복하여,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닌 모든 사람에게 기쁜 소식이 되었다”며 ‘복음(福音)’의 의미도 되새겼다.

정 추기경은 이날 다가오는 ‘총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추기경은 “이번 총선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다. 정직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많은 지도자가 국민의 화합과 일치를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특별히 지도자들은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 힘없고 억울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 주고, 희망을 주는 정치를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신교계도 이날 오전 5시30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협의회(KNCC)가 ‘생명·나눔’을 주제로 연합예배를 개최했다. 봄비가 내리는 속에도 2만여 명의 성도가 비옷과 우산을 챙겨 들고 참석했다.

한기총 엄신형 대표회장은 대회사에서 “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화목하게 된 제자로서 분열돼 다투는 세상을 향해 화목의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면서 “특히 인간의 다툼과 탐욕으로 빚어진 서해안 기름유출사고와 같은 환경재앙에 대해 한국교회는 부활신앙에 기초한 우주적 화해자로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합예배에는 개신교계 지도자들과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통합민주당 손학규 공동대표, 한나라당 박진·나경원 의원, 자유선진당 신은경 대변인 등 정·관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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