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20여 곳 ‘퇴출 경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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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12월 결산법인이 결산 보고서를 제출할 시한이 다음 주로 다가오면서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에너윈과 조이토토·에버리소스·한텔·마이크로닉스·세안·프로제 등 7개 회사는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 통지를 받았다. 이 회사들은 이의신청이 없을 경우 정리매매를 거쳐 퇴출된다. 다만 세안은 외부 감사인이 회사 측의 재감사 요청을 수락한 상태며, 프로제는 다음 달 10일까지 의견 거절 사유가 사라졌다는 확인서를 제출하면 상장 폐지를 모면할 전망이다.

시큐리티KOR과 신지소프트·모빌탑·아더스·팬텀엔터그룹·엔토리노·뱅크원에너지·퓨쳐비젼·UC아이콜스 등 9개 회사는 지난해 말 결산을 기준으로 자기 자본이 완전 잠식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까지 자본 잠식에서 벗어났다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한 시장에서 퇴출된다.

플래닛82와 모델라인은 경상손실액이 자기자본의 50%를 넘는 상태가 3년째 계속돼 퇴출 대상에 올라 있다. 이 조항은 2005년에 도입됐는데, 이번에 첫 희생 기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이미 ▶50% 이상 자본잠식 ▶매출액 30억원 미달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등의 이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 중 이번 결산 때도 해소하지 못한 기업은 퇴출된다. 현재 이 같은 사유에 해당하는 기업은 30개를 웃돌고 있으며, 이 중 20개 정도가 퇴출될 것으로 거래소 측은 보고 있다.

이처럼 상장 폐지 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은 퇴출 요건이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또 올 초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증자 등 퇴출 요건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가 상당수 무산된 것도 큰 이유다. 실제 감사의견 거절 통지를 받은 에너윈과 자본잠식 중인 UC아이콜스·모빌탑 등 상당수 기업이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지난해엔 감사보고서 제출 시기에 퇴출된 회사는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5개사에 불과했다. 증권선물거래소의 관계자는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면 6개월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지난해 관련 규제를 강화한 이후 증자가 쉽지 않게 됐다”며 “상장 폐지 탈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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