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12일 재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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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석 주변을 점거하고 본회의 진행을 막고 있다. [안성식 기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1일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처리를 시도했으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개회를 막아 이날 처리가 무산됐다. 두 야당은 열린우리당의 본회의장 점거와 표결 저지를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라고 비난했으며, 이날 저녁부터 국회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열린우리당 역시 탄핵안 표결을 결사 저지하겠다며 본회의장 농성을 계속하고 있어 여야가 철야(徹夜)대치했다.

한나라.민주 양당은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탄핵안 처리 시한인 12일 오후 6시27분 이전에 탄핵안에 대한 표결처리를 강행키로 하고, 박관용 국회의장에게 표결질서 확립을 위해 경호권을 발동해줄 것을 요구했다. 사흘째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벌여온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4시25분쯤 본회의 개회를 위해 회의장에 들어가는 박관용 의장을 에워싸고 의장석 진입을 막았다.

朴의장은 자리를 내줄 것을 요구하며 1시간30여분 동안 기다렸으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오후 5시53분쯤 "이런 상태로는 회의를 할 수 없다"며 퇴장, 본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朴의장은 "내일 오전 회의를 다시 소집하겠다"면서 "또다시 의장석을 점거하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와 민주당 유용태 원내대표는 "盧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탄핵에 반대했던 의원들이 찬성 쪽으로 돌고 있다"며 탄핵안 의결이 가능한 재적의원 3분의 2(181명)선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김영환 대변인은 "끝내 표결이 무산될 경우 탄핵 찬성의원 명단을 공개하겠다"며 탄핵 무산시 盧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을 선언한 뒤 2단계 대여 투쟁을 전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정민.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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