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4개월 연속 적자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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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무역수지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증가한 210억6300만 달러, 수입은 40.3% 늘어난 260억1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20일까지 무역수지는 49억5300만 달러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월말에 수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적자 규모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이달에 적자를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월별 기준으로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7~10월 이후 10년 반 만이다.

무역수지는 2003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연속해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2월 8억6600만 달러 적자를 내면서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에 원화 환율이 상승했는데도 무역수지 적자가 커진 것은 수출보다 수입이 더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원유·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도 늘었다. 실제로 품목별로는 원유 수입이 60% 증가했고, 원자재 수입은 36%, 농산물 수입은 43.8% 늘었다.

연세대 경제학과 성태윤 교수는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무너지면 새 정부가 공언한 올해 6% 성장률 달성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선 대외 여건이 나아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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