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직판장 제구실 못한다-경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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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경기도지역 대부분의 농산물직판장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일부 직판장의 경우 산지에서 직송한 싱싱한 농산물은 찾아보기 힘든데다 농산물 대신 공산품을 판매하는등 편법운영하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적자가 누적되자 아예 문을 닫아버리는 직판장도 늘고있다. 1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91년3월부터 농민들이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장에 농산물을 납품함으로써 고소득을 올리게 하고 소비자들은 싱싱한 농산물을 싸게 구입할수 있도록 하기위해 1백19억원을 들여 주로 도내 단위농협등 68곳에 농산물직판장을 설치,운영하고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의정부농협 서울 도봉직판장과 양주군 광적농협 수유직판등 3개 직판장은 운영난이 계속되자 지난해 7월께 문을 닫았다.이밖에 92년 개장한 화성군 삼괴농협직판장도 연간2천만~3천만원의 적자를 본다는 이유로 예고없이 문을 닫았으며파주군 금촌농협 농산물공판장도 연간 1천여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어 폐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지직송체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일반시장에 비해 농산물물량이 제한적인데다 신선도도 떨어져 소비자들이 이용을 기피하는바람에 문을 닫은 것이다.현재 운영중인 직판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14일 오후 용인군용인읍 용내농산물직판장.전체 품목가운데공산품이 9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농산물판매량은 10%정도에 그치고 있다.
야채.과일 코너에는 수박 한통만 동그마니 있을 뿐 나머지 농산물은 찾아 볼 수 없다.
주부 宋모(42.용인군용인읍김량장리)씨는『간판만 농산물직판장이지 일반 슈퍼마켓보다도 못하다』고 푸념했다.
지난 5월15일 개장한 분당신도시내 농수산물직판장은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과일매장에 진열된 10여통의 수박등은 꼭지가 말라 비틀어진 상태였으며 무.배추등 김칫거리 양이 극히 부족하고 신선감을 찾아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주부 李모(36)씨는『값은 비교적 다른 곳보다 싸서 좋지만 올때마다 물건이 없다 있다해 헛걸음하기가 일쑤』라며 『이 때문에 성남 중앙시장이나 모란시장등을 이용하는 주부들이 많다』고 말했다. 파주군 광탄농협에 설치된 농산물직판장은 농산물판매를 하지 않고 임의대로 도정기계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광탄농협적성지소 직판장은 매장면적 40평가운데 5평만 직판장으로 쓰고 나머지 면적은 멋대로 창고로 변경사용하는등 편법운영을 하 고 있다. 이에대해 경기도관계자는 『최근 농산물직판장에 대한 종합점검을 실시한 결과 부실.편법운영되는 곳이 많았다』며 『해당 단위농협등과 건실한 직판장운영을 위한 방법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鄭燦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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